후임 CEO 선정 '집안 싸움' .. 컴팩

세계 1위의 PC생산업체인 컴팩이 내홍에 휩싸였다. 실적부진으로 퇴진한 에커드 파이퍼 사장을 이을 CEO(최고경영자) 선임문제로 분열이 심화되고 있어서다. 딜러들은 델 게이트웨이등의 파상적인 저가공세를 잠재울 마켓팅 전문가를 요구하는 반면 엔지니어들은 외부인사의 영입을 반대하고 있다. 이사회는 실리콘 그래픽의 리차드 벨루초사장등 엔지니어출신이 CEO에 적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후임 CEO로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은 실리콘 그래픽의 리차드 벨루초와 아메리테크의 리차드 노트바트 등이며 IBM과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사업부문 책임자들도 거론되고 있다. CNN방송은 21일 경제뉴스에서 "컴팩은 다시 살아나는가"라는 타이틀로 이 문제를 크게 취급했다. CNN은 "컴팩이 창사 17년만에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등도 20,21일 양일에 거쳐 "컴팩이 시장수요를 잘못 예측해 실적부진을 야기했다"며 "후계자선정문제로 컴팩호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영전문가들은 "후임 CEO선정은 벤자민 로젠회장겸 CEO대행과 이사회의 의결에 달렸지만 영업부진으로 딜러들의 의견을 무시하기도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후임 선정에 상당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를 둘러싼 소문이 증폭되자 컴팩은 월스트리트저널등 유력지에 고객과 투자자를 안심시키기 위한 전면광고를 개제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임직원과 로즌CEO대행은 광고에서 "회사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시장변화에 적극 대응해 옛 명예를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