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의 날] 밀레니엄 길목 '메가미디어' 대전

정보통신이 세상을 온통 바꾸고 있다. 이제 유.무선을 통한 전통적인 방식의 음성통신은 과거의 일이 됐다. 인터넷이 폭발적인 잠재력으로 개인의 일상생활은 물론 기업경영 시스템을근본부터 변혁시키고 있다. 이 변화는 기업구조를 바꾸고 경제와 사회의 틀을 새로운 형태로 개조하고있다. "디지털 시대의 개막"이다. 새로운 천년(뉴 밀레니엄)에 접어드는 길목인 지금 디지털 시대의 패권을 잡으려는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디지털혁명의 중심인 정보통신, 그중에서도 인터넷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다. 이 싸움은 전세계를 거미줄처럼 엮어주는 인터넷을 장악하기 위한, 이른바 메가미디어 대전이다. 디지털 혁명은 우리 주변에서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사람과 전화할 수 있게 된 것은 이미 오래 전이다. 서로 얼굴을 보면서 영상으로 통화할 수도 있게 됐다. 인터넷은 전세계 어디에서 일어나는 일이든 즉시 지구촌 구석구석까지 알려주고 어떤 정보도 곧바로 찾아볼 수 있게 해준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도 시간과 공간 제한없이 늘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게 한다. 개인의 일상생활에도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사이버 쇼핑이 대표적이다. 집에서 PC 앞에 앉아 마우스만 몇번 클릭하면 필요한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다. 혼잡한 백화점에 다녀오느라 시간을 빼앗기지 않아도 된다. 주식 거래나 은행업무 처리 등에서도 디지털혁명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 인터넷을 통한 주식 투자가 시작된지 1년도 안됐지만 벌써 이용자가 20만명, 전체 거래대금의 2%를 넘어섰다. 미국에서는 E트레이드와 같은 인터넷 주식거래 전문업체가 잇따라 생겨나 성업중이다. 국내 증권사들도 본격적인 사이버 트레이딩 시대를 앞두고 저마다 인터넷 주식거래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는 전쟁도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된다. 현재 동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코소보사태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최초의인터넷 전쟁"이라는 점이다. 인터넷이 전황을 전세계에 전파하고 전자메일을 이용한 심리전이 치열하게벌어지고 있다. 인터넷은 이미 코소보 전쟁에서 새로운 개념의 중요한 "무기"로 자리잡았다.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유고공습 소식을 그때그때 전세계에 알리는 것은유고 방송이 아니라 인터넷이다. NATO의 공습 직전 유고정부가 주요 방송국들을 폐쇄하자 유고의 민간 인터넷방송 B29(www.b29.net)가 방송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코소보사태가 "인터넷 전쟁"으로 불리는 또 하나의 이유는 사이버 공간에서총성 없는 교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습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영국의 언론기관에는 매일 엄청난 양의 전자메일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주로 공습을 비난하는 내용들이다. 발신자는 유고 사람들이다. 나토와 백악관도 코소보 특별 사이트를 개설해 사이버 선전전을 수행중이다. 디지털혁명은 기업의 업무처리및 경영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생산 기획에서부터 자재조달 제조 회계처리 인사관리 정보관리 등 경영에 관련된 모든 일이 컴퓨터와 네트워크로 통합돼 일관되고 효율적으로 처리된다. 기업 내부는 물론 다른 기업이나 고객과의 업무처리에도 정보기술이 깊숙이파고들고 있다. 기업간의 물품 구매나 주문을 정보통신망으로 처리하는 전자상거래, 컴퓨터단말기로 필요한 물건을 사고파는 전자쇼핑 등은 이미 새로운 유통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마케팅 기법도 완전히 달라졌다. 지금까지는 시장 전체를 하나의 대상으로 보고 접근했으나 인터넷은 고객 한사람 한사람을 대상으로 개별적인 마케팅활동을 벌일 수 있게 해주고 있다. 특정 고객이 자주 사는 옷의 스타일이나 색상 등을 데이터베이스에 담아두고 그 고객이 즐겨 찾는 제품을 골라 알려 준다. 기업구조도 달라지고 있다. 다양한 정보기술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경영이 새로운 체계로 떠오르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 아웃소싱 방식의 도입과 함께 그에 맞는 업무처리 체계를 갖추기 위한 업무절차개선(BPR)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특정 조직이나 업무가 없어지기도 한다. 디지털혁명은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해 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인터넷 비즈니스다. 인터넷으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회사, 인터넷에서 정보를 빨리 찾아주는프로그램을 공급하는 회사, 인터넷을 쓰는데 필요한 장비를 공급하는 회사 등이 빠른 속도로 커가고 있다. 인터넷 비즈니스는 오늘날 가장 빠른 속도로 커가고 있는 새로운 사업영역이다. 인터넷은 새로운 비즈니스를 끝없이 창출해 내면서 돈되는 일터를 제공한다. 컴퓨터와 네트워크 기술의 융합이 새로운 산업혁명을 이끌면서 황금알을 낳고 있다.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열쇠도 바로 디지털 혁명에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