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빅딜 타결'] 4개월 가격 실랑이 .. '타결되기까지'

현대와 LG는 지난 4개월여간 LG반도체 인수 가격을 놓고 승갱이를 벌였다. LG는 지난 1월6일 구본무 회장이 청와대를 방문하고 온 뒤 당초 7대 3 비율의 통합계획을 포기하고 현대가 LG반도체를 인수 통합하는 방안을 수용했다. 이때 LG가 내심 기대한 가격은 6조원에 달했다. 현대는 가격문제에 대해선 언급을 않았다. 1월말께 1조2천억원 정도가 적정 가격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LG가 다소 양보해 5조원을 제시했지만 그 격차는 3조8천억원에 달했다. 협상이 될리 없었다. 2월초 금융감독위원회가 끼면서 양측의 가격차는 다소 주는 듯했다. 그러나 LG가 3조8천억원으로 낮췄을 뿐 현대는 1조2천억원에서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주식평가시한이 3월초로 끝났지만 현대는 1조2천억원 이상을 주면 인수않느니만 못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지난 19일 이헌재 금감위원장이 양측 총수를 만나면서 갑자기바뀌었다. 현대는 현금 1조원에 최대 1조원까지의 경영성과 배분안을 제시했다. LG는 3조2천억원으로 요구가격을 낮췄다. 이후 실무협상에선 현대가 1조5천억원의 현금 및 유가증권 지급과 최대 1조원까지의 경영성과 배분이라는 수정안을 제시, 총 인수가액을 2조5천억원선까지 올렸다. LG는 전액 현금 및 유가증권 지불조건으로 2조8천억원 안팎으로 수정안을 냈다. 현대는 이후 경영성과 배분 1조원 가운데 3천억원은 지급을 확실히 보장한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그러나 LG는 분할지급은 가능하지만 불확실한 경영성과 배분방식은 곤란하다고 맞서 결국 21일 최종협상에서 1조5천억원의 현찰 및 유가증권 지불 및 1조원의 3년분할 상환에 합의했다. 2조5천6백억원은 이런 과정을 거쳐 도출된 가격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