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면톱] 여권 '산업현장' 목소리 챙긴다

여권 지도부의 발길이 부쩍 바빠지고 있다. 산업 일선의 목소리가 배제된 정책은 무의미하다며 "현장 중심"의 정책을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영철 국민회의 정책위의장은 지난 4일 정책위 관계자 및 지역구 의원, 산자부 고위관리 등과 함께 대구를 찾아가 섬유산업 육성 의지를 다졌다. 자민련도 박태준 총재가 중심이 돼 11일 "인천 신공항 건설 현장 간담회"를시작으로 6차례의 간담회 및 공청회를 주재하는 등 "방문정책 프로그램"을 추진키로 했다. 국민회의 =장영철 의장은 최근 "부산 신발산업 육성 세미나" 참석차 부산을 방문한데 이어 4일에는 밀라노 프로젝트의 이행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대구에 들렸다. 지방시찰에 이어 조만간 농수산물 유통실태 파악에 나선다는 계획도 세웠다. 농수산물이 생산되는 현장과 유통 과정을 하나 하나 파악하기 위해 하루나이틀 정도의 시간을 할애한다는 것이다. 장 의장의 잇따른 지방나들이는 정치적인 색갈을 띤 행사가 아닌 정책추진의평가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국민회의 지도부는 또 한달여 국회가 휴회하는 기간동안 민생현장 방문에도적극 나서기로 했다. 김영배 총재권한대행과 정균환 사무총장 등은 5일 봉천동 "결식아동의 집"을 방문하는 것을 시작으로 한주에 2~3차례 씩 공단이나 달동네 등 민생 현장을 직접 돌아다닐 계획이다. 또 각 의원들에게는 "개혁 보고대회" 성격의 의정활동 보고를 열어 주민들과의 접촉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국민회의는 이번주 중 준비를 마치고 10일부터 본격적인 보고대회에 들어간다. 정동영 대변인은 "김영배 대행 등 당 지도부가 교육개혁 및 공공근로사업현장을 살펴 정부정책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특히 벤처기업을 찾아가 은행대출문턱이 낮아졌는지 등을 직접 확인할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자민련 =박태준 총재는 오는 6월까지 직접 산업현장을 방문하는 한편 간담회 및 공청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자민련은 간담회에서 논의될 구체적인 의제도 정했다. 오는 11일 열릴 신공항 건설 현장 간담회에서는 지하차도 균열 및 누수 주변지역 개발 및 투자유치 연계교통시설 건설 및 통합정보통신 시스템관리 등 각종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또 18일 성업공사에서 개최되는 "부실기업 회생 및 정상화를 위한 간담회"에서는 부도기업의 회생에 걸림돌이 되는 법과 제도의 문제점 등을 집중 논의한다. 이어 24일 예정된 "어업인과의 대화"에서는 한.일 어업협정에 따른 어민 피해보상 및 수산업 발전 종합대책 등에 대한 현장 의견을 수렴한다. 이와함께 6월에는 "벤처기업 간담회" "고속철도 현장 간담회" "협동조합 개혁 공청회" 등을 잇따라 열어 민원 사항을 점검한다. 간담회에는 박 총재를 비롯, 차수명 정책위의장, 이상만 제2정조위원장과 소관상임위의원, 정부부처 장관 및 소속기관 단체장 등이 대거 참석한다. 현장에서 민원을 청취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당정회의" 성격의 간담회를 통해 "정책정당"으로서의 위상을 높인다는게 근본 취지다. 자민련이 이같은 방문 정책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은 지난 3월의"도산 중소기업 갱생을 위한 공청회"에서 성과를 보았기 때문. 정책위 한 관계자는 "현재 중소기업청에서 경영안정자금을 조성해 부실중소기업 지원에 나서게 된 것도 당시 공청회에서 수렴된 대안중의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장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듣다보면 정부정책의 난맥상 등을직접 점검할 수 있고 현실성 있는 정책이 나오게 된다"며 "자민련은 하반기에도 산업현장 중심의 간담회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