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케미컬 제너레이션'..'중독된세대'에 던지는 독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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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인스포팅"으로 알려진 어빈 웰시의 소설 ''애시드 하우스(Acid House)''를 원작으로 해 만든 영화.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를 배경으로 축구와 알콜 섹스 등에 중독돼 스스로에게 갇혀 사는 요즘 젊은이들의 무절제한 삶을 지독한 독설과 유머로 꼬집고 있다. 영화는 세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첫번째는 "똥파리 밥". 축구가 전부인줄 알고 사는 봅의 인생은 꼬이기 시작한다. 축구팀에선 제명당하고 집에서도 내쫓긴다. 설상가상으로 애인은 섹스를 더 잘하는 남자를 만났다며 그를 멀리한다. 화가난 봅은 공중전화 부스를 부수다 경찰에 걸려 죽도록 얻어맞는다. 직장에서도 쫓겨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그때 자칭 신이 나타나 인생을 허비한 죄가 크다며 봅을 똥파리로 만들어 버린다. 두번째 에피소드는 "얼간이 조니". 어리숙한 조니는 누가 아버지인줄도 모르는 아이를 밴 카타리오나의 꾀임에 빠져 살림을 차린다. 그러나 위층에 이사온 래리에게 까닭없이 아내와 살림살이 모두를 빼앗긴다. 조니는 쓰라린 경험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래리에게 버림받은 카타리오나와의 살림살이를 꿈꾼다. 세번째는 "멋짐이 코코". 축구부 주장 코코는 마약에 빠져 산다. 결혼하자고 조르는 여자친구가 있지만 결혼에는 관심도 없다. 어느날 마약을 과다복용한 그는 벼락을 맞고 동네의 젊은 부부가 낳은 아기와 영혼이 바뀌는 기상천외한 일이 벌어진다. 남을 의식하지 않고 지금 이순간의 결정에 따라 멋대로 살아가는 생각없는 젊은이들의 도발적이고 가치전도적인 행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들에 대한 동정어린 시선을 철저히 배제한 채 일그러져 가는 사회전체에 들이대는 독설의 칼날이 섬뜩한 영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