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정유 : 주유소가 아니라 '서비스 스테이션'
입력
수정
주유소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주유소는 더이상 기름만 판매하는 단순한 공간이 아니다. 고객의 기분을 전환시켜주는 생활속의 문화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또 생활에 필요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생활공간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는 주유소가 교통요지에 위치한 점을 최대한 활용, 고객밀착경영을 하겠다는 정유업체들의 마케팅전략에 따른 것이다. SK(주)는 주유소의 라이프 스테이션(Life Station) 화를 꾀하고 있다. 경쟁업체와 차별화된 주유소 개념을 도입하자는 취지에서다. 이를 위해 고객이 주유소에서 어떠한 부가서비스를 원하는지 파악해왔다. SK는 치밀하게 상권을 분석해 자동차 경정비센터 편의점 패밀리레스토랑 택배서비스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월부터 한진택배와 제휴해 전국 5백5개 계열 주요소에서 택배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또 여의도에 있는 여의도 주유소 등 수도권 20여개 주유소에서는 농협쌀을 팔고 있다. 주유중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간단한 업무나 쇼핑을 즐기도록 하기 위한 판촉전략인 셈이다. 이 회사는 올들어 동대구 인터체인지에 있는 만남의 광장주유소에 "BS Mart"라는 중형할인점 및 24시간 편의점 등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선 복합주유소를 열었다. SK(주)는 앞으로 주유소내에 각종 부대시설을 설치해 주유소가 더이상 기름만 넣는 곳이 아니라 생활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LG정유 역시 주유소의 서비스 스테이션(Service Station)화를 지향하고 있다. 고객들에게 필요한 생활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주유소 개념을 도입,차량정비 서비스인 오토오아시스와 편의점 사업인 LG스타를 부대사업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LG정유 주유소를 찾는 고객이 기름만 넣는데 만족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생활의 질을 높일수 있는가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LG정유는 최근 계열 주유소에서 야구장 입장권 할인티켓을 제공,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회사측은 조만간 항공권 예약과 발권서비스를 대행하는 주유소도 많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LG는 또 2000년까지 전국 3백여개 주유소에 주유소 편의점 "LG스타"를 개설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고객들이 주유에서 상품구매까지 "원스톱 쇼핑"을 하도록 서비스영역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정유도 주유소 규모 및 상권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강남 새서울 주유소의 경우 PCS대리점을 설치해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들에게 휴대폰을 판매하고 있다. 현대는 현재 전국 50개 주유소에서 이동통신 휴대폰을 30%가량 싼 값에 판매하고 있다. 이밖에 논현동 학동로 주유소의 경우 자동차 액세서리점 자동차 경정비서비스뿐 아니라 꽃배달 서비스와 제과점 등 다양한 유외사업을 운영,고객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매년 정례 행사로 자동차 야외극장을 열고 있는 현대정유는 계열 주유소에서무료입장권을 나눠주는 행사도 계속 벌일 계획이다. 쌍용정유는 주유소별로 자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자칫 주유소의 무리한 서비스 경쟁이 석유가격 인상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해서다. 인천 북구에 있는 경남주유소는 지난해 9월부터 매일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주유 고객뿐 아니라 잠재 고객인 일반 운전자를 위한 색다른 아이디어를 개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경기도 오산시 1번 국도상의 삼화주유소는 국도 이용차량중 출퇴근 차량이 많다는 점에 착안, 1천여평의 주변 환경을 쾌적하게 꾸미기로 하고 진입로를 새로 깔고 벚나무 2백그루를 심었다. 주유소를 공원처럼 꾸민 것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주유소는 이제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며"대부분의 주유소들이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어 이런 복합마케팅이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