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총재 출마] '무임승차론' 공세 극복 포석..'득/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우여 곡절 끝에 10일 서울 송파갑 재선거에 출마하는 쪽을 택했다. 측근들은 이날 이 총재의 직접 출마 "결단"이 자신들의 기대대로 향후 정국흐름의 주도권을 잡는 계기가 될지, 예상밖의 자충수로 변하지나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한편으로는 압승을 위한 선거전략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 총재는 지난번 서울 종로 재선거때 총재가 직접 출마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았었다. 그러한 이 총재가 이번 송파갑 출마를 결심한 것은 일차적으로는 당선 가능성이 종로 보다 훨씬 높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송파의 경우 지난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국민회의를 눌렀었다. 하지만 이 총재의 출마 결심은 의원 재선거에서의 당선 자체에 비중이 두어진 것은 아니라고 측근들은 말한다. 당내 리더쉽을 확고히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특히 아무런 기여도 없이 당의 대통령후보, 총재가 되었다는 비주류측의 "무임승차론"을 극복하고 당의 "오너"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 직접 출마를 택한 가장 큰 이유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동안 비주류 인사들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지지세력 상당수는 지난 97년 대선때의 1천만표 득표를 이 총재 개인에 대한 지지로 해석하는데는 인색했었다. 심지어는 이 총재가 아닌 다른 어떤 후보를 내세웠어도 정권을 창출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해오기도 했다. 이 총재는 이번 출마로 이같은 당안팎의 분위기를 일신하고 무임승차론까지극복, 확고한 당내 리더쉽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류 비주류를 떠나 당중진들이 출마를 적극 권유하고 선거기간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도 이 총재가 이미 얻은 소득 중의 하나다.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단합의 분위기가 일고 있다. 측근들은 한발 나아가 이번 선거에서 압승하는 경우 이 총재가 차기 대권을 향한 유리한 발판까지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선거기간 동안 총재 중심으로 당의 단합을 과시하고 결과도 승리로 나타났을때 이 총재의 당내 위상은 지금보다 훨씬 확고해진다. 또 원내에 진입함으로써 국회에서의 교섭단체대표 연설도 할 수 있게 되는 등 "원외의 한계"도 극복하게 된다. 한편으로는 서울에서 야당총재가 선거에 직접 나서 승리하는 경우 여권에 정치적 상처를 입히는 성과도 가져오게 된다. 당내에서는 그러나 이전투구의 국회의원 선거에 뛰어들게 됨으로써 지난 대선때 쟁점이 됐던 이 총재의 부정적인 측면들이 부각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공동여당인 국민회의 자민련은 중앙당 차원에서 총력 선거전에 임할 것이 분명하고 그 와중에서 이 총재가 의외의 일격을 당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당 일각에서는 선거에서 이기더라도 승리의 의미는 퇴색되고 오히려 개인적으로 상처만 입는 사태가 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선거전이 과열 혼탁해지고 인신공격이 난무해지는 것이 야당 총재의 출마로 빚어졌다는 여론이 일 가능성도 이 총재로서는 부담이 되는 부분이다. 지게되는 경우에는 재기 불능의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된다. 출마를 전폭적으로 지지한 비주류 중진들도 선거가 끝난 뒤에는 이 총재에게등을 돌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치권의 생리상 예견되는 일이다. 직접 출마가 우선은 이 총재의 정치적 장래에 득이 되는 부분이 많아 보인다. 하지만 선거는 의외의 변수가 많아 아직 단정키는 어렵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