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21세기 프런티어) 'KIST 장민호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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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는 자신의 연구성과에 대해 끝까지 책임져야 합니다. 응용과학분야는 특히 그렇습니다. 줄곧 연구만 한다고 과학자의 임무가 끝난 것은 아니죠. 자신이 연구한 결과가 일상생활에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가에도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장민호(31) 박사는 자기 주장이 확실한 "신세대과학자"이다. 그동안 국내 과학계에는 과학자들의 "자존심" 때문에 핵심기술만 개발해놓고 방치되는 사례가 많았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장 박사가 연구하는 분야는 컴퓨터를 이용한 설계및 제조(CAD/CAM). CAD/CAM은 자동차나 가전품의 제조 등 여러 분야에 다양하게 적용되는 기술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CAD/CAM 기법을 이용한 새로운 기술들이 속속 선보이고있다. 장 박사의 대표적인 성과중의 하나가 3차원 측정및 조각시스템 개발이다. 3차원 측정기술은 기존에도 나와 있으나 장 박사가 개발한 기술은 사람의 머리카락처럼 어두운 부분도 측정할 수 있고 측정시간도 수초이내로 짧다는것이 장점이다. 장 박사는 이 기술을 중소기업에 이전, 이달말께 상품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사람의 얼굴을 3차원으로 촬영해 입체감있는 조형물로 제작하는 것이다. 장 박사의 이 기술은 프랑스나 캐나다 등에서도 관심을 보여 기술계약을 앞두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3차원 팩스 개발에도 이용된다. 장 박사는 또 자동차 제작과정에서 부품을 컴퓨터를 통해 미리 조립해 본 후 오차를 해석해 실제 조립과정에서 정밀도를 높이는 시스템도 개발중이다. 이와 관련된 논문은 지난 3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세계생산공학회 세미나에서 주목을 받아 오는 2001년 세미나의 주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장 박사는 91년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기계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과정중 포드자동차에서 CAD/CAM 기법을 이용한 차체조립 테스트 연구를진행하기도 했다. KIST에는 96년 들어와 지금은 CAD/CAM 연구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27살에 박사학위 취득" "최연소 나이로 KIST 선임연구원으로 발탁" 등은 장 박사의 실력을 말해 주는 대목이다. 그는 올초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와튼 스쿨에서 한국인 첫 교수로 임용돼 화제를 모은 장진호(34) 박사의 동생이기도 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