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한경IR대상] 금상 : '하나은행' .. 경영 상황 공개

지난해 6월. 하나은행은 세계은행그룹의 국제금융공사(IFC)로부터 1억5천2백만달러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당시는 IMF(국제통화기금)체제로 인한 고통이 극에 달하고 금융기관 구조조정이 한창일 무렵. 이 와중에서 하나은행이 IFC의 자본참여를 이끌어 냈으니 "과연 하나은행"이란 탄성을 자아낼만했다. 비결은 여러 가지다. 건전하고 탄탄한 자본구성, 우수한 경영진과 창의력 넘치는 직원들, 높은 생산성과 성장가능성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IFC로부터 호평을 받은건 "투명성"이었다. IFC의 실사단이 한달여동안 하나은행을 실시하는 동안 하나은행이 제출한 자료와 실제 상황이 다른게 거의 없었다. IFC실사단이 "한국에선 유일하게 글로벌스탠더드(국제규범)를 갖춘 은행"이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비단 IFC뿐만 아니다. 국내외 투자자들은 물론 하나은행을 거래하는 고객들이 하나은행 하면 떠올리는게 "투명성과 젊음"이다. "하나은행이 하면 믿을만하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다른 은행처럼 귀찮게 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금방 드러날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는 생각을 누구나 하고 있다. 그렇다면 하나은행은 어떻게 이런 인식을 심는데 성공했을까. 바로 은행으로 전환한 지난 91년부터 지속적으로 전개해온 IR덕분이다. 물론 초창기에는 IR라는 거창한 형식을 띠지는 않았다. "그저 은행을 떠받치는 주주와 직원 고객들에게 은행의 경영상황을 있는 그대로 알려 주려 애썼을 뿐"(김승유 행장)이었다. 김 행장의 설명대로 하나은행의 IR는 크게 세가지로 이뤄진다. 첫번째는 주주에 대한 IR다. 지난 94년9월 주주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처음 IR를 실시한 이후 주주에 대한 IR는 정례화돼 있다. 매분기마다 "분기보고서"를 낸다. 주요 주주들이 참여하는 확대이사회에 보고한 뒤 국내외 주주들 모두에게 우편으로 발송한다. 두번째는 직원에 대한 IR다. 전국 부장과 점포장들에게도 주주들과 똑같은 IR를 실시한다. 매년 말엔 직원 대표들이 참여한 가운데 다음해 경영계획을 확정하는 제도도시행하고 있다. 세번째는 고객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IR다. 고객과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을 만나기 위해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매년 1~2회는 하나은행이 주관하는 IR를 연다. 국내외 증권사와 언론사가 주최하는 IR도 빼놓지 않고 참석한다. 1년에 1~2회는 해외 로드쇼를 열고 있다. 특히 중요시하는게 하나은행을 방문하는 해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IR. 본점을 방문하겠다는 투자자들은 모두다 만난다. 그러다 보니 김 행장은 일주일에 2~3번은 이들을 만나는데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효과적 IR는 뛰어난 경영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91년 은행으로 전환한 이후 불과 8년여만에 국내 선두은행으로 우뚝 섰다. 지난해 거둔 당기순이익은 1천1백8억원. 국내은행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대부분 은행들이 거액의 적자에서 허덕일 때 하나은행은 창사이래 최대의 이익을 냈다. 올해 성적은 더욱 두드러진다. 1.4분기중 8백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작년 3천9백11억원의 순손실을 낸 보람은행을 합병한 뒤 거둔 성적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