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경영인] 이환희 <대방전자 사장>..매출 80억 황금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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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직전의 영세기업에서 연간 매출 80억원의 플라스틱 제조업체로 거듭 나다" 대방전자 이환희(49) 사장의 경영스토리를 압축하면 이렇게 표현된다. 이 회사는 전화기, 팩시밀리 등 전자제품의 껍데기를 만드는 플라스틱업체. 남성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플라스틱 제조업체를 경영하게 된 이 사장의 사연은 한편의 드라마 같다. 불과 7년전까지만해도 그녀는 평범한 공무원의 부인이었다. 그러나 급전을 구한다는 동생의 친구에게 돈을 꿔준게 화근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돈에 주변사람들의 돈을 얹어 수천만원을 빌려줬다. "빚을 갚기는 커녕 회사문을 닫게 생겼으니 회사를 인수하든가, 그냥 돈을 포기하든가 택일하라더군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어요" 이 사장은 무려 3개월동안 밤잠을 설쳐가며 고심을 거듭했다. "저를 믿고 돈을 빌려준 주변사람들에게까지 큰 손해를 끼치겠다 생각하니,가만히 있지 못하겠더군요" 92년 3월, 그녀는 "제조업체 여사장"이라는 일생 최대의 도박에 뛰어들었다. 사업을 시작하기가 무섭게 공장건물 주인은 "방을 빼달라"고 재촉했다. 이 사장은 김포 불로동 허허벌판에 준공검사도 떨어지지 않은 미완성 공장으로 들어가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참모들까지 떠나버렸다. "도저히 가망이 없다"며 부사장과 상무가 사표를 던진 것. 이 사장은 임원 한명없이 17명의 직원들과 처량한 이사를 해야했다. 그녀는 마음을 다잡았다. 하루 4시간이상 자는 날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절반 가까이 되던 불량률을 5%이하로 떨어뜨렸다. 타이틀만 사장이지, 실제 일은 경리직원 겸 영업사원이었다. "차를 한대 사면 1년반을 못 넘길 정도"(김혁동 이사)로 뛰어다녔다. 1년 평균 주행거리가 15만Km에 달하니 승용차가 견딜리 없다. 덕분에 주문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공장이 제모습을 갖춰 갈 무렵, 또다시 공장을 비워줘야 했다. 셋방살이의 설움에 진절머리가 난 그녀는 IMF여파로 기업마다 자금난에 시달리던 98년, 공장을 매입하는 "역발상" 결정을 내린다. "부동산 값이 바닥인 지금이 살 때"라고 생각하고 남동공단의 공장을 매입했다. 감정가보다 3분의1이나 싼 값이었다. 이제 이사장은 남동공단에 건평 1천평짜리 공장을 가진 어엿한 주인이다. 한맺힌 김포공장까지 아예 사버렸다. 올해 매출목표는 인수때(3천만원)의 2백80배가 넘는 85억원이다. 고물기계 3대가 자산의 전부였던 대방전자는 이제 공장 2개에 첨단기계 11대를 보유한 자산 50억원이상의 견실한 기업으로 변신했다. 그녀에게 99년은 또한번 도약하는 해가 될 것 같다. 우선 금형업체 J사를 인수키로 했다. 올 하반기께 인수가 완료되면 금형 설계에서 제작, 플라스틱 사출, 완제품 조립까지 모든 공정을 일관처리하는 라인이 구축된다. "플라스틱 사출만으로는 주문을 따는데 한계가 있어요. 대개는 금형설계와 제작단계에서 주문이 이뤄지는 탓이지요" 이 사장은 인수를 계기로 사업영역을 넓힐 꿈에 젖어있다. 기존 팩시밀리용 플라스틱 사출에서 벗어나 핸드프리 전화기용, 반도체 관련제품 등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계획. 미국과 대만 등에서 온 해외바이어들이 공장을 둘러보고 갔다. 그러나 문제는 투자자금. 계획대로 제품을 늘리자면 총 13억5천만원의 설비투자금이 필요하다. "자금만 대준다면 1백% 성공할 자신이 있다"며 자금조달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이 사장의 모습은 그 누구보다도 도전정신으로 충만한 기업가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