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판매왕] 믿음/성실 무장 '파워 세일즈맨'

매년 4,5월이면 보험가에 새로운 스타가 탄생한다. 이름하여 ''판매왕''이다. 지난해 각 보험사에서 가장 많은 계약을 유치, 억대 수입을 거머쥔 영광의얼굴들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하기 힘든 일 중의 하나가 바로 보험영업이란 말이 있듯이 이들을 쳐다보는 사람들의 눈길은 예사롭지 않다. 영업 일선을 뛰는 이들에겐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다. IMF(국제통화기금) 한파로 인한 극심한 불황이 휩쓸었던 기간이었다는점을 감안한다면 이들 보험판매왕의 위상은 더욱 빛날 수 밖에 없다. 보험영업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업일선을 뛰는 이들은 신의와 성실을 무기로 고객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보험사의 얼굴이자 한국 보험산업을 사실상 떠받치고 있는 판매왕들. 과연 그들은 누구이며 성공의 길로 당당히 접어든 길은 무엇일까. 이들을 집중 분석함으로써 성공의 비결을 짚어보자. 지난 3월 경주 현대호텔. 턱시도와 이브닝 드레스로 한껏 멋을 부린 3백여명의 사람들이 연회장을꽉 메웠다. 흡사 고급 사교모임을 연상케 했다. 그 장면은 다름아닌 ING생명이 지난해 영업을 잘한 이들을 한곳에 모아 다양한 행사를 벌이는 98년 컨벤션. 윤인섭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과 파이낸셜 컨설턴트(그들은 보험설계사를이렇게 부른다)들이 모여 힘들었던 지난 1년을 격려하고 다시 한번 파이팅을외치는 자리다. 올해는 자녀들까지 참여해 가족별 장기대회도 열렸다. 과거 보험사들이 치러왔던 연도대상과는 사뭇 다르다. 삼성생명은 오는 21일 예정된 연도대상 행사에 사회봉사의 개념을 도입,우수 설계사들에게 장애 체험의 기회를 주기로 했다. 대학생 동아리를 동원, 수화공연도 함께 할 계획이다. 동양생명은 17일 연도대상 시상식에서 새로 채택한 수호천사 캐릭터 선포식을 갖는 등 새로운 경영전략의 장으로 활용한다는 생각이다. 이제 보험사의 연중 최대행사인 연도대상은 우수 영업조직에 대한 시상식이아닌 회사의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전사적 경영이벤트로 새로 자리매김을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각사의 보험판매왕은 단순히 성공한 영업맨이 아니라 회사경영을 선도해 가는 상징적이며 실질적인 리더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의 어깨에 한국 보험산업의 앞날이 달려 있다면 지나친 말일까. 연간 억대를 버는 고소득자 판매왕들답게 이들의 지난해 수입은 억대를 자랑한다. 삼성생명의 오순자씨는 3억6천만원, LG화재 신창호씨는 3억5천만원을 기록했다. 2억원대도 많다. 한국생명 김옥순씨(2억4천만원) 삼성화재 정점희씨(2억3천8백만원) 국민생명 구옥희씨(2억3천만원) 대한생명 한영순씨(2억원) 등이 이 대열에 포함돼 있다. 아직 올해 판매왕을 결정하지 못한 동아생명의 경우 지난 98년 판매왕인 이명혜씨는 97년 기준으로 무려 4억5천여만원의 소득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웬만한 대기업의 최고경영자도 꿈꾸기 어려운 규모다. 이처럼 대부분 보험사의 판매왕이 얻는 연수입은 억대를 웃돌고 있다. 물론 이 돈이 전부 이들 주머니로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삼성생명 오순자씨의 경우 수입의 60%를 고객관리및 영업활동 비용으로 재투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참여해온 각종 사회봉사활동에 쓰고 있다. 다른 이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평균적으로 수입의 절반은 영업을 해나가는데 들어가는 직.간접 비용에 들어간다고 이들은 말하고 있다. 이들이 거둬들이는 보험료는 천문학적 숫자로 늘어난다. 삼성생명 오순자씨는 30억원을, 삼성화재의 정점희씨는 25억원의 보험료를거둬들였다. 국민생명 구선희씨는 17억5천만원, 동부화재의 현옥봉씨는 17억4천만원의 보험료를 기록했다. 5백명 안팎의 고객을 확보한 전문직종 지역구에 사는 주민 1천명의 이름만 외우면 국회의원은 떼놓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런 기준이라면 웬만한 보험 판매왕들은 이미 국회의원직을 절반쯤 떼놓은것이나 다름없다. 각자 관리하는 계약자가 5백명이 넘는 이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생보사중에선 신한생명 김남순씨가 1천4백12건, 대한의 한영순씨가 1천43건의 보유계약을 갖고 있다. 한국의 김옥순씨도 총 7백47명의 고객을 확보, 튼튼한 기반을 자랑하고 있다. 푸르덴셜 차태진씨도 6백84건, 메트라이프 위영임씨는 5백50건의 계약을 각각 갖고 있다. 제일생명 송말자씨와 한성생명 강희숙씨도 4백18명과 4백9명의 고객을 갖고 있다. 손보사중 삼성화재 정점희씨와 동부화재 현옥봉씨는 1천5백건과 1천4백47건의 계약을 보유, 눈길을 끌었다. 현대해상의 길옥명씨도 5백75명의 고객을 관리하고 있다. 효율이 판매왕을 만든다 보험 판매왕들은 나름대로의 성공비결을 갖고 있다. 푸르덴셜 차태진씨는 독자적인 조직을 갖추고 고객에게 전자우편 등을 이용,각종 금융정보를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동부화재의 현옥봉씨는 주무대인 서울 남대문 동대문시장에 매일 출근,시장 상인과 동고동락하면서 보험계약을 유치하고 있다. 이같은 다양한 영업전략을 통해 수많은 계약을 유치한 이들에게서 공통점을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영업 효율이 좋다는 점이다. 그만큼 고객에게 믿음을 준다는 얘기다. 한번 계약을 맺으면 중도에 해약하지 않고 계속 유지된다는 것이다. 보험은 만기때까지 계약효력이 유지되면 보험의 효용가치가 극대화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첫 보험료를 낸 다음 1년이상 유지한 계약이 90%를 웃도는 이가 많다. 계약유지율의 경우 메트라이프 위영임씨는 96%, 동부생명 서영채씨는 95%,푸르덴셜 차태진씨는 94%에 달한다. 삼성화재 정점희씨는 94.3%, 현대해상 길옥명씨는 93%의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번 판매왕은 영원한 판매왕 한국생명 김옥순씨는 60대 연령에도 불구하고 판매왕 타이틀을 3년째 연속차지해 주목을 받았다. 비단 김씨만이 3연패 기록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신한 김남순씨, 푸르덴셜 차태진씨, 한성 강희숙씨등이 올해로 3연패했다. 국민의 구선희씨는 올해로 판매왕 자리만 7차례 거머쥐었다. 삼신올스테이트 김성양씨는 91년 입문이래 연도대상 본상부문만 7회 수상하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또 삼성생명 오순자씨는 설계사 입문 3년만에 최고의 자리를 차지했다. 제일화재의 박상호씨는 97년 신인왕, 98년 판매왕에 이어 올해에도 판매왕 자리를 차지했으며 LG화재 신창호씨도 92년 보험영업을 시작해 93년부터 줄곧 수상한 기록 보유자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