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소프라노 박미혜씨..'사랑,기도 그리고 자연' 독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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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기도 그리고 자연" 인간의 삶에 이보다 더 큰 지향이 있을 수 있을까. 지고지순한 마음이 없고서는 이런 경지에 근접하기 힘든 게 사람의 삶이다. 소프라노 박미혜. 홍혜경 조수미 등과 함께 한국 성악을 대표하는 그가 이 소임을 다하겠다고 나섰다. 오는 24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사랑과 기도, 그리고 자연을 향한 나의 노래들"이란 이름의 4번째 독창회를 연다. "이제 우리도 문화적으로 부흥해야할 시기인데 아직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힘들어 합니다. 음악인으로서 많은 사람을 하나로 묶고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습니다" 박미혜 교수(경희대)는 이번 콘서트에서 "모든 가정의 평화와 안식을 기원하고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에 대해 찬미하는 마음으로 노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칸타타와 아베마리아 등 성가곡을 중심으로 곡을 선정한 것도 이때문이다. 1부는 바흐의 칸타타 "내 마음은 기쁘고", "탄식과 눈물과 비애는 가라",슈베르트 카치니 바흐의 "아베마리아"로 이뤄진다. 2부는 순식간에 드라마틱한 곡으로 바뀐다. 베르디 오페라 "시칠리아섬의 저녁기도"중 "친구여 고맙소", 샤르팡티에 오페라 "루이즈"중 "그날 이후", 포르투갈어로 연주될 현대작곡가 빌라 라보스의 "아마존의 밀림" 등이 분위기를 북돋운다. "평소에 꼭 부르고 싶었던 곡들입니다. 특히 모차르트의 음악은 어떤 비애와절망도 극복할 수 있는 마음의 안식처같은 느낌을 주죠. 그래서인지 요즘 모차르트곡에 마음이 끌립니다. 앞으로 이런 음악의 위대한 힘을 함께 나누는자리를 많이 마련할 생각입니다" 박 교수는 지난 87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오페라 "라인의 황금" "카르멘" "리골레토" 등에 출연해 미국 관객들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88년 KBS 서울 국제올림픽 음악제를 통해 국내 무대에 데뷔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러시아 볼쇼이 오페라단 초청으로 "라 트라비아타(춘희)"의비올레타로 분했다. 올해 11월에도 역시 비올레타로 볼쇼이극장에서 공연할 예정. 박 교수는 "모스크바는 세계 오페라의 중심지인 뉴욕과는 또다른 느낌"이라며 "개런티는 적지만 음악의 순수성을 추구하는 러시아에서 공연한다는 게 기분좋았다"고 말한다. 아직도 때묻지 않은 예쁜 소녀같은 박미혜씨의 공연을 기대해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