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홍균의 '잔디이야기'] '골프장은 자연의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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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에서 술을 마시면 누구나 예외없이 술이 덜 취한다. 그것은 공기가 맑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기가 맑다는 것은 산소가 많다는 뜻이다. 골프장의 존재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놀라지 말라. 18홀 코스의 골프장 잔디는 최소 일년간 십만명이 마실수 있는 산소를 공급하고 있다. 골프를 치면서 "무슨 무슨 병"이 나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그때문이다. 외국에 나갔다가 김포공항에 내리면 숨이 탁 막히는 느낌이 있는데 그 모두가 탁한 공기 때문. 그 반대의 논리로 골프장에 나가면 그 귀한 산소를 마음껏 들이키며 몸과 마음을 쇄신시킬수 있는 것이다. 산소공급뿐만이 아니다. 건강한 잔디는 오염물질을 거르는 훌륭한 필터 역할을 한다. 대기중의 오염된 물질이 빗물에 섞여 지면에 떨어졌을때 그 오염된 표면수를 잔디가 여과한다. 잔디가 깨끗한 지하수를 만들어 주는 셈. 여기에 야생동물의 서식지 기능도 있다. 안양베네스트GC의 경우 매년 찾아 오는 철새의 종류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상의 얘기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골프장과 거리가 아주 멀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골프장을 환경오염,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얻는 것이 너무나 많은 곳이 바로 골프장이다. 최근엔 비료사용을 극소화하는 잔디농법도 개발돼 일반 농경지에서 쓰는 비료의 수십분의 일이면 코스를 관리할수 있다. 외국에서는 쓰레기 매립지와 같이 환경적으로 손상된 곳을 재생하고 복구하는 수단으로 골프장을 짓기도 한다. 다시말해 골프장을 활용하여 파괴된 자연을 복구하고 쾌적한 환경을 가꾸는 것. 우리도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 같은 곳에 코스를 만들어 도심에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면 어떨까. 골프를 통해 국민건강에 도움을 주며 제2, 제3의 박세리와 같은 꿈나무들이 계속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 이번주부터 매주 수요일자에 신홍균박사의 "잔디이야기"를 연재합니다. 골프장 잔디의 모든 것을 파헤칠 "잔디이야기"는 골퍼들의 실제 플레이에도 도움되는 내용으로 가득할 것입니다. 신홍균씨는 미국 사우스다코다대 생명공학 박사로 현재 안양베네스트GC 잔디환경연구소 연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