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탑본으로 질감표현 '독특' .. 심경자씨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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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작가 심경자씨의 8번째 개인전이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주제는 여자들의 삶을 의미한다는 "가르마". 대작을 포함해 모두 25점이 출품됐다. 그의 화면처리는 독특하다. 나무등걸, 나무기둥, 마멸된 돌판, 깨어진 기왓장 등의 표면에 물감을 묻혀 문질러 따내는 탑본을 이리저리 엮어가면서 그림을 완성해간다. 탑본은 고비에 먹을 묻혀 새긴 글씨나 그림를 종이위에 그대로 떠내는 동양 특유의 판법으로 탁본이라고도 한다. 서양의 프로타주기법과 유사하다. 이 판법을 통해 나무나 돌판의 미묘한 결을 얻는다. 탑본의 문양들이 옛부터 우리주변에 볼수 있던 것들이어서 인지 그림기법은 현대적이지만 옛스런 아름다움이 우러난다. 미술평론가 오광수씨는 "이 신비스런 동양적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해낸 탁월한 감각때문에 작가가 파리의 유수한 화랑 파게티에서 초대전까지 갖게 됐다"고 평했다. 최근 작가의 작품경향은 종전과 다소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탑본에서 오는 문양의 신비로움과 그것을 엮어나가면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방식을 지양해 나가고 있다. 최근작들은 풍경적인 시각으로 재구성해 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돌기한 산맥들의 웅장한 흐름을 묘사하는가 하면 강줄기와 휘어말리는 구름의 기운을 무한한 공간감으로 채우고 있다. 또 산과 달 해 구름이 등장하는 산수의 구성에 나이테가 겹쳐지기도 한다. 운보 김기창 화백의 수제자인 작가는 현재 세종대 회화과교수로 재직중이다. 31일까지.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