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7일자) 성공적인 한국통신 DR발행

한국통신이 26일 해외증시에서 총발행주식의 14.5%에 해당하는 4천5백10만주를 국내시가에 20.4%의 프레미엄을 붙인 주당 55.12달러씩 받고 주식예탁증서(DR)형태로 발행한 것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DR매각을 통해 조달한 자금규모가 24억8천5백66만달러로 단일건수로는 국내사상 최대규모라거나 발행가격이 비교적 높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앞으로 외자유치, 공기업 민영화, 통신산업 구조개편 등 여러모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우선 이번 성공을 해외투자자들이 우리경제의 구조조정 노력 및 회복가능성에 대해 낙관하는 신호로 풀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다. 올해초만 해도 주간사측에서 주당 1만5천원선을 제시하는 등 발행가가 너무 낮아 DR발행이 두차례나 연기됐던 사정을 감안하면 그만큼 우리경제의 대외신인도가 높아진 덕분이라는 점을 인정하는데 인색할 필요는 없다. 이번 DR발행은 공기업 민영화를 촉진하는데도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기업 민영화는 구조조정에 필요한 자금조달 및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불가피한 일이지만 해당기업 노조의 반대외에도 정부지분 매각방법 및 가격수준 등을 놓고 시비가 적지 않다. 바로 이점에서 볼때 이번 DR매각은 매각시기와 방법 및 가격수준 등이 비교적 만족스럽다고 본다. 한국통신은 물론 우리경제를 위해서 또한가지 긍정적인 대목은 거액을 조달함으로써 국내 통신산업의 고도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통신산업 고도화는 21세기에 대비해 전세계적으로 앞다퉈 투자가 이뤄지는 사업이며 우리 경우에도 지식기반 국가건설을 위한 최우선 사업이다. 문제는 이사업에 거액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IMF체제에 있는 우리 처지에서는 매우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정부는 오는 2002년까지 초고속 정보통신서비스를 위한 기간통신망 개선 및 확충에 10조3천8백57억원을 투자할 계획인데 이중에서 한통몫만 해도 8조원이넘는 돈이 필요하다. 이중에서 17.5%를 자구노력, 21.6%를 DR발행, 15.6%는 시내전화요금 인상,22.9%를 차입 및 재정투융자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인데 차입 및 재정투융자가 낙관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번 DR발행 성공의 의의가 더욱 크다고 하겠다. 특히 정부와 한통은 지난해 한통이 자체적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는 점 및 최근 노조측이 전면파업을 전격적으로 유보했던 사실을 해외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