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규 기자의 '정가 포커스'] '옷 로비' 재선영향 관심

정국이 치맛바람에 휘말리고 있다. 장관부인들을 대상으로 한 "옷 로비" 의혹 등 돌출 재료가 잇따라 터지면서정가기류는 혼미 양상이다. 여권 내부에서는 의혹 사건의 책임 소재를 놓고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한 국민회의측(구주류)과 청와대측(신주류)간 묘한 갈등을 빚고 있다. "청와대측이 김태정 법무장관을 과잉 옹호, 이번 사태를 조기 수습하는데 실패했다"며 당측이 청와대측 책임론을 제기해서이다. 김중권 청와대 비서실장을 경질해야 한다는 얘기도 흘러 나오고 있다. 때문에 김대중 대통령이 6월1일 귀국한후 어느 쪽의 손을 들지에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현정권의 "갈취"란 용어까지 동원,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최대한 활용하려 발빠른 행보를 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우선 31일 임시 국회를 단독 소집해 각종 의혹 사건을 파헤치기로 했다. 6월 1일에는 국회에서 로비 의혹에 대한 규탄대회도 연다. 한나라당은 이번 호기를 6.3 재선거 승리와 김 법무장관의 퇴임으로 연결,그동안 수세에 몰려 왔던 여권과의 관계를 일시에 반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치맛바람의 영향으로 사흘 앞으로 다가온 6.3 재선거전도 "옷 로비" 성토장이 돼 버렸다. 송파갑과 인천 계양.강화갑 두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재선거는 지역개발을앞세운 정책 대결 분위기는 사라지고 예의 폭로의 장으로 변했다. 특히 초반 열세를 딛고 "박빙"의 위치로 끌어 올린 여권 진영은 돌출 악재앞에 고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지난주 정치개혁 여권안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지역구 확보를 둘러싼 정치인들의 물밑 경쟁도 주목거리다. 개개 정치인의 입장에서는 현 정국보다는 내년 총선에서의 승리가 보다 중요한게 현실이다. 따라서 중선거구제 도입과 함께 선거구가 현행 2백53개에서 60개로 축소될경우에 대비, 자신의 표밭은 물론 인근 표밭까지 기웃거리는 정치인들이 부쩍 늘고 있다. 벌써부터 공천 탈락자들의 이름이 유언비어처럼 정가에 나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6월3일 일본을 방문하는 것도 정가의 핫뉴스다. 최근 현 정권을 "독재"로 몰아붙인 그가 일본에서 또다시 폭탄 발언을 하지않을까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