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톱] 전국 곳곳에 '벤처밸리' .. '코리아 실리콘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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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 양재사거리에서 남쪽으로 강남대로를 따라가면 왼편으로 크지 않은 5-6층 규모의 사무용 건물들이 오밀조밀 늘어서 있다. 양재천을 건너 염곡사거리에서 다시 왼쪽으로 꺾으면 나오는 양재대로를 끼고 양재1.2동 개포4동 포이동이 블록을 형성하고 있다. 이곳이 바로 한국 벤처기업의 메카로 불리는 "포이밸리"다.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직원 2-3명의 벤처부터 이미 2백명 규모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곳에 이르기까지 무려 6백여개나 되는 컴퓨터 벤처들이 이곳 저곳 사무용 빌딩들에 빼곡히 들어차 있다. 기술과 의욕만을 무기로 미래에 도전한 젊은이들이 한국판 실리콘밸리의 꿈을 키우고 있는 곳이다. 한국의 실리콘밸리들이 뜨고 있다. 최근 불고 있는 벤처창업 열풍과 인터넷 확산, 정부 지방자치단체 대학등의 지원이 어우러져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첨단 컴퓨터분야 벤처단지가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서울 포이밸리를 비롯해 소프트웨어 코리도, 실리콘 앨리, 강원도 춘천의 디지털스튜디오 벤처스트리트, 경북 포항 테크노파크 인터내셔널 등이 대표적이다. 서초.강남지역 소프트웨어 코리도에는 3백여 업체가 둥지를 틀고 있고 인터넷 비즈니스 관련 1백여개 업체가 모인 압구정동 실리콘앨리도 급속히 부상하고 있다. 디지털 스튜디오 벤처스트리트와 테크노파크 인터내셔널은 지자체와 지역 대학이 앞장서 미래의 실리콘밸리로 육성하고 있는 곳이다. 이들 지역에 모인 "벤처전사"들의 꿈은 "제2의 빌 게이츠"다. 5-10평의 작은 사무실이나 오피스텔 방 한칸이 그들의 터전이다. 컴퓨터 몇대와 야전침대를 놓고 밤새 불을 밝히면서 빌 게이츠 신화를 재현하기 위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오직 아이디어와 기술력 하나로 벌써 세계시장에서 당당한 입지를 굳힌 "작은 거인"들도 잇따라 탄생하고 있다. 이들 한국의 실리콘밸리들은 지역별로 뚜렷한 특징을 나타내면서 "성공신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가장 활기를 띠고 있는 포이밸리는 컴퓨터 네트워크및 컴퓨터 그래픽 멀티미디어 개발업체들이 집적된 단지다. 시스템통합(SI) 분야의 종합 정보통신솔루션을 개발, 이 분야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자리잡은 인성정보, 세계 무선호출기 시장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와이드텔레콤 등이 포이밸리가 키워낸 대표적인 벤처들이다. 소프트웨어 코리도는 국내 최대규모의 소프트웨어(SW) 벤처지역이다. 한국 SW산업의 역사는 이곳에서 시작됐고 모든 기술은 이곳으로 모인다. 그룹웨어 구축분야의 대명사인 핸디소프트, 인터넷서비스사업의 선두주자인 아이네트 등이 이곳에서 태어나 한국 SW산업을 이끌고 있다. 압구정동 실리콘앨리는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벤처구역이다. 광고 영화 인터넷 관련 비즈니스, 애니메이션 분야의 첨단 벤처들이 집중적으로 포진하고 있다. 새로 떠오르는 강원도 춘천 디지털스튜디오 벤처스트리트는 "동사무소 벤처단지"다. 지난해 행정조직 개편으로 폐쇄된 동사무소 건물들을 벤처기업의 요람으로개조했다. 현재 60여개의 애니메이션 업체들이 한국판 월트디즈니의 꿈을 키우고 있다. 최근 태동된 경북 포항의 테크노파크 인터내셔널도 미래를 기대할수 있는 한국의 실리콘밸리다. 포항시 포항제철 포항공대가 손잡고 외국 기업들을 집중 유치해 동아시아의대표적인 벤처단지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현재 10여개 업체가 포항공대내 창업보육센터에서 자라고 있다. 포항시는 오는 2011년까지 이곳에 87만평규모의 벤처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 한국의 실리콘밸리 현황 ] 포이밸리 - 서울 양재, 개포동 일대 컴퓨터네트워크 및 소프트웨어, 멀티미디어분야 600여업체 소프트웨어 코리도 - 서울 서초, 강남구 일대 소프트웨어 및 네트워크 분야 300여업체 압구정동 실리콘밸리 - 도산대로~신사역 주변 3차원 만화영화산업 100여업체 디지털스튜디오 벤처스트리트 - 강원도 춘천시 후평동 멀티미디어 영상분야 60여업체 테크노파크 인터내셔널 - 경북 포항시 첨단 신기술관련 10여업체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