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살아남기 '업무제휴' 확산] 은행서 보험 들고...

"혼자서는 살수없다" 금융기관들끼리 손을 잡는 전략적제휴가 급증하고 있다. 혼자 힘만으론 치열한 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어렵다는 절박감속에서 업무제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은행과 증권회사, 은행과 투자신탁회사, 은행과 보험회사 등 파트너는 다양하다. 경쟁관계에 있는 은행과 은행도 제휴하고 있다. 업무제휴는 최근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달 중순이후 10여건에 달했다. 제휴의 불길은 은행권에서 타올랐다. 외국은행들이 몰려오고 고객들의 입맛은 까다로워지면서 서비스확대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은행들은 인수 합병 등으로 몸집을 불렸지만 아직 본격적인 경쟁체제를 갖추지는 못한 상태다. 김승유 하나은행장은 "서로 도움되는 것을 나눠 갖을때 동시에 성장할수 있다"며 제휴대열에 합류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수출입금융에 노하우를 갖고 있는 수출입은행, 도매금융에 탁월한 산업은행과정보를 교환할 예정이다. 이수길 한빛은행 부행장은 "외국금융과 경쟁하기 위해서라도 제휴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국 은행들의 수익구조는 선진국 은행들과 비교하면 극히 "후진적"이다. 미국등 선진국은행들은 투자은행(유가증권발행주선 M&A중개) 업무 등에서 얻는 수수료 수입이 전체 수익의 절반을 넘는다. 반면 한국 은행들은 아직도 수익의 약 80%를 예대마진에 의존하고 이다. 증권사 투신사 입장에서도 전략적 제휴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돼버렸다. 김서진 대우증권 부사장은 "주식 홈트레이딩이 늘다보니 은행 점포의 입출금 시스템을 빌려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며 "증권회사보다는 고객들이제휴를 더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식투자 고객들은 증권사 창구에서만 거래계좌를 개설할 수 있었다. 그러나 증권사 점포는 은행에 비해 많지 않은 편이다. 주식거래를 하고 싶어도 증권사 점포가 근처에 없어 계좌를 개설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의 항의가 거셌다. 은행과 제휴하려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시장의 요구에 금융기관들이 떼밀려 따라가는 형국이다. 허과현 한국투신 상무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결제시스템과 다점포를 한꺼번에 갖추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경제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제휴가 가장 적합하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도 자본시장과 관련된 영업에 참여하지 않고는 앞으로 배겨낼 수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투신은 자금결제서비스를 제공받는 대가로 앞으로 한빛은행에 단위형금전신탁 운용을 자문해 주고 포트폴리오 관리기법을 전수해줄 예정이다. 금융기관간 제휴를 "큰 그림"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최흥식 금융연구원 부원장은 "금융기관간 전략적 제휴는 은행들이 위기를 느끼고 살 길을 모색하는 과정"으로 분석했다. 싸우면서도 동거하는, 말그대로 "적과의 동침"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 금융권 최근 업무제휴 현황 (자료:각 은행) ] 은행-증권 - 한빛은행-삼성증권 : 5월26일, 은행에서 주식거래계좌 개설 - 국민은행-대우증권 : 6월중, 자금이체 계좌공유카드 통합추진 은행-보험 - 주택은행-삼성화재 : 6월중순, 무보증 신용대출 고객에게 무료보험가입 서비스 - 평화은행-삼성화재 : 5월26일, 무보증 신용대출 고객에게 무료보험가입 서비스 은행-투신 - 한빛은행-한국투신 : 6월2일, 투신고객, 은행 통해 현금입출금 은행-은행 - 하나은행-수출입은행 : 조만간, 국가위험정보와 기업여신건전성 분류 기법 공유 - 하나은행-산업은행 : 추진중, 소매및 도매금융기법 공유 은행-우체국 - 평화은행-우체국 : 6월4일(예정), 평화은행고객, 우체국점포에서 예금 대출 가능 은행-비금융기관 - 국민은행-삼성전자-데이콤 : 5월17일, 예금대출, PC구입, PC통신가입 등을 은행창구에서 일괄처리 - 한미은행-한국통신하이텔 : 5월28일, PC뱅킹 가입고객에게 정보이용료 할인 등 우대서비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