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노트] (20세기를 이끈 경제학자들) 로버트 루카스 <끝>

내가 한 일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전통적 연구방법, 즉 케인즈 이전의 전통적 연구방법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다른 점은 수학적 방법에 적개심이 없다는 점이다. 아니 나는 그런 방법들을 사랑한다. - 경제학자들과의 대화(1983,크래머 작)의 루카스편 중에서----------------------------------------------------------------------- 70년대초 어느날 로버트 루카스의 논문을 읽은 닐 월리스는 미네소타대학의 동료 경제학 교수이자 미니아폴리스 정부은행의 연구직을 수행하던 탐 사전트의 사무실을 박차고 뛰어들어 다음과 같이 소리치고 있었다. "지금까지 우리가 배웠던 모든 것을 창문 밖으로 던져버리고 이제 우리는 새로운 이론을 받아들여야 하네" 그날은 닐 월리스가 로버트 루카스의 논문 "계량적 정책평가:비판(Econometric Policy Evaluation:Critique)"을 접한 날이었다. 루카스 비판의 골자는 새로운 경제정책이 실행될 때 과거의 경제정책하에서의 행동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경제주체들이 곧 경제정책의 변화를 깨닫게 되고 그 새로운 변화에 알맞은 행동을 추구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제정책이 어떤 방식에 의해 집행되고 있는가에 대한 분석이 선행돼야 우리는 어떤 변화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당시 대부분의 경제학자들과 실무분야에서 일하는 연구자들은 과거경제주체들의 행동이 그대로 되풀이된다는 가정아래 새로운 정책의 효과를 예측하고 있었다. 이 경우 만약 경제 주체들이 새로운 정책에 대응하여 새로운 반응을 보인다면 그런 예상들은 치명적인 오류를 보이게 된다. 경제정책의 효과를 평가할 때 루카스의 비판을 피해가기는 상당히 어렵다. 왜냐하면 계량분석이란 기본적으로 과거의 경험을 통해서 미래를 예측하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전혀 새로운 정책이 실행된다면 과거의 경험으로 그 효과를 측정하기는매우 어려운 일일 것이다. 루카스는 그 대안으로 경제정책 변화에 의존하지 않는 더욱 더 근본적인 경제변수들에 기초하여 경제를 분석할 것을 권하고 있다. 실제 이러한 흐름은 실물경기분석학파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루카스의 비판은 그의 논문에서 밝혔듯이 이전에도 프리드만 무스 그리고 나이트에 의해 암묵적 또는 직설적으로 이루어져 왔던 주장이었다. 그러한 주장들이 루카스에 의해 대표되는 이유는 루카스야말로 이러한 주장을 가장 설득력 있게 그리고 가장 정치한 모형을 사용하여 우리에게 경제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통찰력을 가져다 주었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가능하기까지는 그가 경제분석에 있어서 엄격함을 유지하면서 과거 전통적 경제학자들의 이론에 통달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루카스의 뛰어난 업적은 그후 무수한 경제학자들에 대한 깊은 영향력으로 입증되지만 그 뿌리는 항상 그의 근본에 대한 철저한 연구에 기인한다고 하겠다. 신관호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