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미국 LPGA 투어 술렁케 하는 '박지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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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신분으로는 마지막대회인 이번 대회에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습니다. 프로로 전향한 뒤에도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정상에 오를 준비를 해나갈 생각이에요" 미국 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가 술렁이고 있다. 박지은(20)이라는 거물급 신인이 99US여자오픈을 마친뒤 프로로 전향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LPGA는 박을 "10년에 하나쯤 나오는 대형선수"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그녀로 인해 남자투어나 시니어투어에 비해 열세였던 인기를 만회할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물론 박지은이 가세함으로써 LPGA투어가 한국선수들 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시각도 있다. 만 스무살의 한국여성이 세계골프계의 주목을 받는 것은 이유가 있다. 박은 초등학교를 마치고 미국에 건너온지 14개월만에 미국 주니어랭킹 1위가됐다. 또 고3때인 97년에 이미 미국아마추어랭킹 1위에 올랐다. 최근 2년동안 US여자아마선수권을 비롯 미국대학챔피언십 등 주요 4개대회에서 정상에 섰다. 아마추어 통산 55승을 올리며 획득할수 있는 타이틀은 모두 휩쓴 것이다. 박은 지금 당장 투어에 뛰어들어도 정상급 선수들에 비해 손색없는 기량을 갖추고 있다. 우선 장타력이 놀랍다. 드라이버샷거리가 2백70~2백80야드. 장타로 소문난 로라 데이비스도 그의 거리에는 못미친다. 98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는 박세리보다 앞선 6위에 올랐다. 올들어 출전한 LPGA투어 다이나쇼대회와 스탠더드핑대회에서는 39위와 21위를 차지, 아마추어로서 그런대로 괜찮은 농사를 졌다는 평이다. 그러나 그녀에게 거는 기대는 지금까지의 이런 실적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그녀가 갖고 있는 잠재력이 더 크게 보여서다. 박은 지금까지 공부와 골프를 병행해왔다. 경기하러 이동할때 골프장비만큼 무거운 책보따리를 갖고 다녔던 것. 그 덕분에 지난 학기엔 4.0만점에 3.0을 받을수 있었다.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 "잠 몇시간만 줄이면 좋은 성적을 낼수 있는데 그것을 못할 이유가 뭐냐"는 고집이 학업에도 열중하게 만들었다. 그런 그가 프로진출을 선언, 골프에만 전념할수 있게 됐다. 그의 샷에 날개를 단 셈이다. "프로와 아마추어는 골프에만 집중할수 있느냐, 다른 것을 병행해야 하느냐는 차이가 있다고 봐요. 앞으로 쇼트게임을 보완하고 저를 극복할수 있는 멘탈측면을 강화해나갈 계획입니다" 물론 미국문화에 익숙해있고 언어소통이 원활하다는 것은 박의 또다른 원동력이다. 그렇지만 그는 프로무대를 결코 만만히 보지 않는다. "프로는 아마추어와 다르다고 봅니다. 제가 아무리 아마추어에서 정상이었다고 해도 프로의 벽은 높습니다. 올해 2부격인 퓨처스투어에서 경험을 쌓은뒤 내년부터 본격 LPGA투어생활을 할 것입니다" 그의 아버지 박수남씨의 말처럼 부모와 떨어져 혼자 미국에서 근 10년동안 공부와 골프를 병행할수 있었던 것은 오직 본인의 의지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프로는 도전과 기회의 장입니다. 이왕 프로에 진출했으므로 그 길이 가시밭길이라도 헤쳐 나갈 겁니다. 결혼은 프로로 성공한 뒤에나 생각해야죠" 79년3월6일생 서울 리라초등학교 미국 자이버칼리지 프리패러터리스쿨 호라이즌 하이스쿨 애리조나주립대2년 수료 94, 96미국주니어선수상 수상 96미국체육상 수상 98미국대학선수상 수상 98US아마추어선수권 우승 99NCAA챔피언십 우승 아마추어통산 55승 달성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