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총재 '장악력 높인다'..재선압승 지도력논란 잠재워

송파갑 재선거에 출마, 압도적인 표차로 원내에 진입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당 장악력이 눈에 띠게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이 총재의 지도력을 문제삼았던 비주류측 인사들이 일단 입을 다물고있다. 내년 총선에서 "이회창 당" 간판이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새로나타나게 될 "영남 신당"쪽의 줄설 기미를 보이고 있던 TK(대구.경북)지역 출신 일부 의원들도 "태도"를 분명히 하기 시작했다. 이번 재선거를 계기로 "영남지역에서 현정권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역시 이회창 총재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 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4일 포항에서 열린 국정평가대회에 TK지역 의원 거의 전원이 참석했다. 내년 총선에서 여권의 "연합 공천"에 거의 전멸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하던 수도권 의원들도 한나라당이 이번 재선거 두곳 모두에서 승리하자 충분히 해볼만하다며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 이 총재는 잔여임기가 1년도 안되는 국회의원 선거에 직접 뛰어든 대가로 당내에서 확고한 리더쉽을 구축하는 한편 당의 분위기까지 일신하는 엄청난 소득을 챙긴 셈이다. 기여한 바 없이 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고 총재가 됐다는 이른바 "무임승차론"은 이제 당내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 이 총재는 재선 승리의 여세를 몰아 "옷 로비" 의혹 사건에 대한 대여 공세를 강화함으로써 정국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대여 강성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여권이 상정하고 있는 정계개편 등에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계 개편의 와중에서 쉽게 흔들릴 것으로 예상되던 수도권 의원들이 안정감을 되찾고 있다는 것은 한나라당이나 이 총재로서는 아주 고무적인 일이다. 내년 총선을 1년도 남겨놓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 총재의 당내 위상을 흔들 수 있는 변수는 거의 사라졌다는 게 당내 분위기다. 공천권을 갖고 있는 이 총재의 지도력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이 총재의 한 측근은 4일 "여권을 압박 해나가면서 이번 선거승리의 여세를 내년 총선까지 몰아가는 전방위 전략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해 이번 재선결과가 이 총재의 당운영방향에 커다란 전환점이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