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면톱] 장기금리 7%대 하락 '초읽기' .. 채권 품귀 현상

채권시장에 "채권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채권을 사려는 쪽은 많은데 팔자는 세력은 종적을 감췄다. 이에따라 회사채 국고채등 장기금리가 급락하고 있다. 회사채 금리는 이번주 다시 7%에 진입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삼성전자나 SK텔레콤이 발행한 회사채는 이미 지난주말 7.9%~7.95%에서 호가되기도 했다. 회사채 금리는 지난달 15일 연 8.53%까지 오르는등 한달동안 계속 8%대를 기록해 왔다. 또 지난달 7%까지 뛰었던 국고채 금리도 6.45%로 낮아진 상태다. 채권이 없다 =장기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지는 주된 이유다. 국고채의 경우 정부가 이달중 예정돼 있던 2조4천억원 규모의 발행을 하반기로 연기한데 따라 새로 살 수 있는 물량이 아예 없다. 회사채도 지난주 2천1백89억원 발행되는데 그쳤다. 이번주엔 5천5백억원어치가 새로 나온다. 종전에는 주간 발행물량이 적어도 1조원~2조원이었으나 최근들어 급감했다. 회사채 발행물량은 올들어 1월 4조3천억원 2월 3조8천억원 3월 2조8천억원 4월 3조8천억원에서 5월에는 2조6천억원 규모로 줄었다. 기업들은 부채비율 관리를 위해 회사채를 발행하기보다 유상증자 등을 통한자금 조달을 선호한다. 또 채권을 보유한 기관들은 금리가 추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물량을 내놓지않는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 3일 6월중 통화정책이 발표된 이후 금리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시장에서 사라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5월중 통화정책 발표에서 장기시장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용인하겠다고밝혔으나 6월중엔 장기금리가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입장을 바꿨다. 채권을 살 돈은 많다 =은행 투신사 등 채권매수세력들은 그동안 채권사기를 꺼려 왔다. 경기회복 영향으로 장기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채권을 편입해야 하는 상품으로 시중자금은 계속 유입됐다. 은행권이 4월12일부터 판매하고 있는 단위형 금전신탁에는 5월말까지 8조4천억원이 몰렸다. 투신사 수익증권은 5월중 3조9천억원의 자금을 끌어들였다. 채권을 우선적으로 편입하는 공사채형의 경우 이달들어 이틀동안 1조7천억원증가했다. 그러나 은행과 투신사는 그동안 채권을 사기보다 자금을 단기로 운용했다. 하루짜리 콜이나 CP(기업어음) 등이 대상이었다. 이제는 기관들이 채권매수를 늘릴 움직임이다. 장기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기관들 사이에 금리고점이 확인됐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있다"고 전했다. 얼마까지 떨어질까 =전문가들은 물량공백으로 인해 장기금리가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서울은행 자금부 서종한 부부장은 "연 7.7%까지는 무난하게 떨어질 것으로예상된다"고 말했다. 국고채 금리는 5% 진입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한화증권 관계자는 "채권시장이 아직도 비정상적이어서 수급불균형으로 인해 회사채금리가 상당폭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한은 관계자도 "이번주초 7%대로 하락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한은은 7% 중후반대에서 장기금리가 한차례 조정을 거칠 것이며 대폭적인 하락은 힘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반기에 장기금리가 오를 것이란 전망이 시장에 팽배해 있어 금리하락을 견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