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노트] (확률이야기) '여론조사의 오차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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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기관이나 신문사가 발표하는 여론조사에서 "오차" 혹은 "오차의 한계"는 대부분 틀리게 발표되고 있다.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기사에서 오차는 대개 +-3%, +-5% 등과 같이 퍼센트(%)로 발표한다. 그러나 이 때 %는 잘못된 표현이다. 오차를 나타낼 때는 기준(표본의 크기)이 같으므로 %포인트로 표시해야 한다. 즉 오차는 +- 3%포인트, +-5%포인트 등으로 표시해야 하는 것이다. 여론조사는 전체(모집단)를 다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표본만을 조사한다. 따라서 당연히 오차가 존재하게 된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 한 여론조사에서 승용차의 10부제에 대한 찬성비율이 53%이고 오차는 +-5%포인트라고 발표했다. 이 말이 무슨 의미일까. 이 말은 표본조사에서 찬성률이 53%로 나타났지만 표본이 아닌 전체를 실제로 다 조사하는 경우에는 실제 찬성률이 (53-5)%와 (53+5)% 사이, 즉 48%와 58% 사이에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그런데 오차를 그냥 %로만 표현하면 의미가 달라진다. 조사결과를 찬성 53%에 오차의 한계를 그냥 +-5%라고 하는 경우 53%의 5%는 2.7이므로 53%+-2.7%=[50.3%에서 55.7%], 즉 찬성비율은 50.3%에서 55.7% 사이에 있게 되는 것이다. 오차를 +-5%라고 할 때와 +-5%포인트라고 할 때의 실제 찬성비율이 존재할 구간은 +-5%라고 할 때가 훨씬 좁으므로 조사가 더욱 정확하다는 인상을 준다. 더욱이 오차가 5%라고 한다면 조사대상자의 과반수가 10부제에 찬성한다는(최하가 50.3%) 주장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오차가 5%포인트라고 한다면 찬성비율이 과반수가 아니므로(최하가48%) 10부제 추진의 여론적인 뒷받침이 약해지는 것이다. 이처럼 %포인트 대신에 %를 사용하면 조사결과에 대한 해석이 정반대일 수도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이나 신문 등에서 발표하는 조사결과에서 퍼센트 포인트 대신에 대부분 퍼센트(%)로 오차를 발표하는 이유는 왜일까. 이런 내용을 모르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조사의 신뢰도를 더 높게 보이려고 의도적으로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