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톱] 외국인 부동산투자 '밀물' .. 여의도 6배 규모

증시에 이어 부동산시장에도 외국자본이 본격적으로 흘러들고 있다. 입질수준에 그치던 지난해와는 달리 실제 매입사례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대형할인점부지 공장용지 빌딩 등 덩치 큰 물건의 계약이 잇따르고 있다. 성업공사의 부동산담보 부실채권 매입을 위한 외국투자펀드의 물밑경쟁도 치열하다. 외국인들은 지난해 6월 부동산시장 개방이후 올 3월까지 여의도의 6배에 달하는 5백14만평의 땅을 사들였다. 건수론 2천2백14건, 금액으론 17억달러(약 2조원)나 된다. 매입규모가 시장개방 이전에 비해 월평균 건수로는 4.5배, 면적은 4.3배 증가했다. 지난 1분기 매입액(8천7억원)이 지난해 4분기(4천9백68억원)의 1.8배에 달한다. 업계에선 한국의 신용평가 등급이 상향조정되고 경기회복이 가시화됨에 따라 외국인들이 부동산투자를 서두르고 있다고 분석한다. 외국인들의 투자가 가장 활발한 부문은 대형 유통할인점부지다. 프랑스 유통업체인 까르푸는 올해 서울과 부산에서 2천억원어치의 땅을 구입했다. 지난달 12일 대우가 갖고 있던 부산 해운대 수영만부지 6천평을 3백20억원에 매입한 것을 포함, 서울의 중계동 대백백화점(연건평 4천평), 강서구 가양동 상업용지(4천5백평 3백억원) 등 3건의 부동산을 사들였다. 또 서울 사당동 인근 주차장부지 3천여평과 대우의 서울 면목동 군산 광주청주 소재 유통부지에 대해 매입협상을 벌이고 있다. 삼성과 합작법인을 설립한 영국 유통업체 테스코사는 최근 안산시 성포동 상업용지 8천2백평을 2백40억원에 수의계약 방식으로 구입했다. 이 회사는 지난 4월초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달말 잔금 2백16억원을 지급했다. 성포동 부지를 놓고 테스코사와 매입경쟁을 벌였던 프랑스 유통업체 콘티코사는 수원 원천유원지 인근부지 4천평을 사들였다. 또 분당 테마폴리스 매장, 부산 사상동 점포부지 등 2건의 부동산을 임차했다. 콘티코사는 안산 고잔지구내 상업용지 3천평 등 10여건의 부동산 매입도 추진중이다. 독일계 화학업체인 바스프사도 한국에 직접투자키로 하고 공장용지 매입을서두르고 있다. 이 회사는 전남 여천공단내 3만평을 1백20억원에 구입키로 하고 수자원공사와 가격절충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사옥을 물색해 온 휴렛팩커드는 여의도 고려증권 빌딩을 6백61억원(부가세 별도)에 매입한다. 이 회사는 고려증권과 지난 4월 가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조만간 정식계약을체결할 예정이다. 매입대금 일부인 60억원은 이미 고려증권으로 넘어간 상태다. 골드만삭스 리먼브러더스 모건스탠리 뱅커스트러스트 론스타 등 세계 굴지의 투자펀드들도 한국부동산 매입작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성업공사가 오는 22일 실시하는 1조2천억원 규모의 부실채권 매각입찰을 준비중이다. 한 회사당 1백만~3백만달러를 투자, 담보부동산에 대한 실사작업에 박차를가하고 있다. 대한감정평가법인 김기완 대표는 "올들어 외국인의 문의나 조사의뢰 건수가지난해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규모는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