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8일자) 투기성 외환거래 주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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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가 과도하게 절상되고 있다. 지난주에는 달러당 최고 1천1백50원대까지 원값이 올랐고(환율의 하락) 최근 2,3일간은 서해사태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가 잘돼 그 결과로 원화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라면 환영할 일이겠지만 최근의 원화 급등에는 환투기도 일부 가세해 있다는 것이어서 결코 가벼이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통화에 대한 투기적 공격과 그 결과로 나타나는 환율의 지나친 급등락이 국가경제를 위기로 몰아넣는다는 것은 지난 2,3년간 아시아 금융위기를 통해 드러난 그대로다. 문제는 지난 4월1일 외환자유화 조치가 시행된 이후 투기적 거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징후가 여러가지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한은에 따르면 최근 외환시장 거래규모는 하루 약 16억달러선으로 지난해에 비해 두배 가까이 늘어나 있다. 물론 외환시장 거래규모가 늘어나는 것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타당할 것이다. 그러나 무역거래등 실수요 거래가 아닌 투기적 거래가 많게는 하루 거래액의70%까지 차지한다는 것이 외환시장 관계자들의 분석이고 보면 이는 여간 신경쓰이는 일이 아니다. 또 그동안 홍콩등지에서만 거래되던 원화 NDF(비인도 선물환)가 외환자유화 조치와 더불어 서울에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음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주로 외국인들간에 이루어지고 있는 NDF는 최근 하루 2억달러까지 거래가 늘고있는 만큼 원화에 대한 투기적 공격 가능성도 상당 수준 열려있는 게 사실이다. 물론 NDF의 최근 시세를 보면 1년물이 달러당 1천1백73원선에 움직이고 있어 당장 원화에 대한 투기가 붙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또 비거주자의 원화 차입이 아직 1억원으로 제한되어 있는 만큼 대대적인 환투기가 가동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당국자들의 설명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국제금리와 별 차이도 없는 국고채 산금채등을 사들이기 위해 수억달러의 거액을 들여오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이는 분명 환차익을 노린 투기적 동기라고 보는 것이 옳다. 어떻든 이같은 다양한 목적을 가진 거래들이 쌓이면서 원화가 과도하게 절상되고 있는 것은 문제라 할 것이다. 특히 원화의 대 엔화 환율이 균형점으로 간주되는 1백엔당 1천원을 깨고 9백70원선까지 내려서 있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국제경쟁력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통화당국은 당장의 환율뿐만 아니라 장래의 환율도 안정될 수 있도록 투기적공격에 대한 방어전략등 다각적인 대비책을 마련해두어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