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교전 돌발 협상 부담 .. '남북차관회담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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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에서 열리는 남북 당국자간 대화에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회담의 의제는 "이산가족문제와 상호관심사"며 특히 "이산가족 문제"가 최우선 의제로 논의된다. 그러나 차관급회담의 성과를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북한의 협상태도가 예측불허이기도 하지만, 이번엔 남북 함정이 서해상에서 교전을 벌이는 돌발상황이 발생했기 때문. 북한이 "서해 교전"을 긴급의제로 들고 나올 경우 회담은 교착상태에 빠질수도 있다. 특히 북한은 오는 23일부터 베이징에서 미국과 고위급회담을 열고 서해교전사태와 금창리 지하시설 조사,4자회담 등 현안을 논의한다. 같은 장소에서 남한 및 미국과 따로 협상 테이블을 마련한 것은 대화의 핵심 파트너가 한국이 아니라 미국임을 과시하는 등의 외교적 실리를 취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영식 통일부차관(남북 차관회담 수석대표)은 그러나 "남북간의 회담은 어느 일방이 지고 이기는 문제가 아니다"며 "양쪽이 다 승리하는 결과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했다. 협상에 임하는 우리 대표단의 준비상황과 함께 북.미 고위급회담의 전망을살펴본다. 회담 준비 =대표단은 이미 수차례 시뮬레이션을 갖고 북한측의 협상전략과 태도를 분석했다. 남북대화의 싱크탱크인 남북회담사무국 조직이 모두 가동됐다. 의제별로 북한의 입지와 태도를 고려한 시나리오별 대응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진다. 회담 전략 =정부는 지난해 베이징 비료회담의 실패를 교훈삼아 이번엔 보다 유연한 상호주의를 협상전략으로 삼고 있다. 즉 비료지원과 이산가족문제를 직접적으로 연계시키지 않고 "선공후득(먼저주고 나중에 받는다)"의 신축적 상호주의가 원칙이다. 북한대표단 =북한은 20일 자정까지 우리측에게 대표단 명단을 통보하지않았다. 북한측 수석대표론 이날 베이징에 열차편으로 도착한 박영수(62)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국장이 확실시 된다. 북한이 수석대표를 당초 전금철 조평통 부위원장에서 박영수 부국장으로 바꾼 이유는 명확치 않다. 박영수는 북한내 이산가족 문제의 전문가로 꼽힌다. 하지만 지난 94년3월 특사교환을 위한 남북간 8차 실무접촉때 "서울불바다"발언으로 회담을 결렬시킨 적이 있어 정부당국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미 고위급 회담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특별한 의제 없이 모든 현안들을 포괄적으로 논의한다. 금창리 조사결과와 제네바 핵합의 이행 문제 등 실무적인 사안들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경계하고 있어 이에대한 미국측의 입장이 북한에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북한은 서해상 교전사태가 "미국의 묵인하에 이뤄진 남한의 군사도발"이라며 북방한계선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관련, 독일에서 열린 G8(서방선진 7개국과 러시아)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대량파괴무기 개발이 세계정세를 위협할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 북한을 압박했다. 이 메시지는 일본이 서해교전사태와 지난해 8월 북한 미사일 실험을 지적하며 서방국의 관심을 촉구함에 따라 채택됐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