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모임] '효성 울산공장 동조회'..김태원 <생산2팀 근무>

옛날엔 낚시가 레저스포츠는 아니었을 것이다. 강이나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아 먹거나 내다팔아 삶을 지탱하기 위한 생업이었으리라. 하지만 오늘날 강태공 후예들은 레저스포츠의하나로 낚시를 즐기고 있다. 효성 울산공장의 낚시모임 "동조회"에는 민물, 바다 가릴 것 없이 내로라하는 꾼들이 수두룩하다. 공장이 바닷가에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무려 80명이나 되는 회원을 두고 있다. 대부분 베테랑이지만 초보자도 있고 또 남자들과 실력을 견줄만한 여성조사들도 적지않다. 지난 68년10월에 동조회가 출범했으니 이미 한 세대를 넘긴 셈이다. 공식활동은 이른 봄 용왕제로부터 시작된다. 택일에서 상차림, 축문 읽기에 이르기까지 엄숙한 분위기로 진행된다. 울긋불긋한 옷차림의 강태공들이 경건한 마음으로 사고없는 낚시와 또 한해의 각오를 다지며 풍어도 기원한다. 매월 한차례 바다와 민물을 번갈아 가며 낚시를 한다. 울산공장에서 활동하는 여러 동호인 모임이 있지만 특히 "동조회"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낚시인구의 저변확대를 위해 가끔씩 낚시용품 전시회도 갖는다. 97년부터 매년 열리는"공장장배 바다낚시대회"는 비회원을 포함 1백여명이 참석하는 이벤트로 자리잡았다. 작년 가을에는 전남 완도군 청산면 청산도로 사흘동안 낚시여행을 다녀왔다. 회원들의 참여도가 높아 직장 낚시회치고는 대규모랄 만큼 성황을 이룬 대회였다. 우리 회원들이 낚시하면서 늘 신경쓰는 것은 "환경친화적인 사람이 되자"는 것이다. 낚시터의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우연히 걸려든 치어들은 모두놓아 준다. 그리고 우리가 어지럽히지 않았더라도 돌아 올 때는 낚시터에 널려있는 쓰레기를 줍는 등 말끔히 정리하고 돌아오는 것이 불문율화됐다. 올해는 우리 동조회, 우리 회사, 우리 나라가 모두 월척을 낚는 한해가 됐으면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