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사이버] 클릭 : (컴 시네마) '외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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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의 초기 영화 "ET"는 초능력을 가진 외계인에 대한 이야기다. ET와 함께 하늘로 날아오르는 자전거는 아마 모든 사람들의 가슴속에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명장면일 것이다. 외계 생명체에 대한 관심은 1947년 6월24일 케네스 아놀드가 워싱턴주를 비행하던 중 비행접시를 봤다는 사건으로 시작됐다. 같은 해 미국 뉴멕시코주 로스웰이라는 곳에 원반형의 물체가 추락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여러 목격자가 외계인을 봤다고 주장해 이를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외계인 소동이 줄을 잇게 됐다. 그후 이런 소동은 많은 영화에서 소재로 다뤄졌다. "ET"를 비롯해 "에이리언" 시리즈의 경우 4탄까지 나왔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며 지금도 등장하고 있다. 외계 생명체를 다룬 영화에서 등장하는 생명체는 종종 인간의 모습을 닮은 경우가 많다. 인간과 흡사한 경우라 해도 대부분 머리가 크고 목이 길며 몸집이 머리에 비해 작고 팔다리가 늘씬한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외계 생명체라 하면 고도로 발달된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거나 인간에게는 없는 신비한 초능력을 가진 존재로 생각된다. 외계 생명체의 머리 크기를 강조한 표현은 우리 인간에 비해 외계 생명체의 지능이 훨씬 좋을 거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표현한 것이다. 또 기본적인 생존에 필요한 기관이 줄어들고 고차원적인 생활에 맞도록 팔다리가 길어진 것은 발달된 그들의 신체구조를 나타내기 위함이다. 외계 생명체의 사진을 찍은 것으로 유명한 로스웰 필름이 95년 공개됐는데 그 모습은 영화속 상상을 대변하듯 큰 머리와 눈, 그리고 긴 팔다리와 목을 갖고 있었다. 이제까지 영화를 통해 나타났던 상상의 모습이 구체화된 모습이었다. 그런 모습을 어느 것이 먼저 제안했을까. 영화인가, 아니면 로스웰 필름인가. 47년의 로스웰 필름이 95년에 공개된 것을 생각해 본다면 영화를 통해 상상해 본 것이 먼저다. 즉 로스웰 필름이 정말인지 아닌지는 아직 불분명 하지만 그 모습이 사실이라면 우리의 영화를 통한 상상이 맞아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머리의 모양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초기 영화에서 보이는 머리 모양과 그 이후의 영화에 등장하는 머리 모양에서는 어떤 흐름이 느껴진다. "ET"의 경우에는 앞 이마가 들어간 형태이지만 그 후로 계속해 나온 영화들에서는 차츰 이마가 지나치게 튀어나오는 형태로 바뀌었다. 심지어 영화 "화성침공"에서와 같이 둥그렇고 커다란 머리안에 두뇌가 가득 차 있기도 하다. 실제로 인류의 두개골 진화상을 보면 뇌의 용적이 점점 커지면서 이마가 튀어나오고 턱이 들어가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즉 영화 속의 외계 생명체의 모습 변화과정이 인류의 진화상의 변화 모습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든다. 지금의 영화가 그리고 있는 외계 생물체나 로스웰 필름에서 보이는 외계인의모습이 바로 먼 미래 인류의 모습은 아닐까. 물론 가능성은 희박하겠지만 그 모습을 보면 어쩐지 우리의 미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에서 나타나는 외계 생명체 모습의 변화과정이 인류의 진화모습을 대변하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고지훈 한국과학기술원(KAIST) 영화동아리 은막 회장 (원자력공학과2년) pania@cais.kaist.ac.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