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 젊은취객 이유없는 폭언으로 미국인 친구에 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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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일로 한국에 당분간 와있는 재미교포다. 수년전 미국에 가기전엔 그다지 몰랐는데 돌아와 한동안 생활해 보니 우리의음주문화에 문제가 많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신문이나 TV를 보면 대학생들의 잘못된 음주문화에 대해 질책하는 것을 가끔볼 수 있다. 그런데 대학생 뿐만 아니라 일부 성인들 음주문화도 잘못된 것이 너무 많다. 얼마전 미국인 친구와 함께 오대산 국립공원에 등산을 갔었다. 뜻하지 않게 취객을 만났는데 젊은 여성이었다. 그 여자는 다짜고짜 오더니 폭언과 함께 주먹질을 하는 것이었다. 황당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가족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와선 사과는 커녕 우리에게 마구 욕을 해댔다. 같이 있던 미국인친구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며 어쩔 줄 몰라했고 나는 창피함에 도망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미국이라고 술취한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도가 심하면 사실상 "범죄인" 취급을 받는다. 왜 술만 마시면 자제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 피해를 주는 것일까. 물론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행동인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술 먹었으니 그럴 수도 있지"하고 용인하는 사회분위기가 더 큰문제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한국의 전통도, 문화도 아니다. 진정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려면 경제력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 대한배려에서 시작되지 않나 한다. 한국의 음주문화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 엘렌 조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