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품으로 받은 차량 필요한 사람 써야죠"..15세중학생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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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경품으로 받게 됐다는게 무척 기뻤어요. 하지만 우리 가족에겐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차를 받기보다는 오히려 자선단체나 장애자 재활교육기관에 기부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계안 현대자동차 사장은 28일 한 여학생에게 장학금 수여한뒤 내내 기분좋은 하루를 보냈다. 이 사장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은 학생은 이유정양(15, 신반포중학교 2학년). 이양은 지난 13일 현대자동차 "베르나 탄생축제 가족한마당"이 열리던 올림픽공원에 들렀다가 우연히 응모한 경품추첨에 당첨됐다. 상품은 7백만원짜리 베르나 한 대. "당연히 좋지요. 응모했다는 것도 까맣게 잊고 있었느니까요" 이양은 그러나 당장 생각을 바꿨다. "가족들과 상의를 했어요. 주변에 차가 필요한 불우 이웃들도 많은데 필요하지도 않은 우리 가족이 이 차를 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이양은 즉시 현대자동차 사장 앞으로 편지를 썼다. 자신은 차를 받지 않겠으니 자선단체나 기관에 이 차를 기증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오히려 당황한 곳은 현대자동차. 그동안 수많은 경품행사를 벌였어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기 때문이다. 곰곰이 생각하던 현대는 마침내 이양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하고 때마침 차량기증을 요청해온 대구 정석복지재단의 장애인복지센터에 이 차를 기증키로 했다. 이와 함께 이양의 착한 마음씨를 높이 평가해 1백만원의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중학교 2년생의 따뜻한 마음씨가 수많은 장애인들의 발이 되어 거리를 달리게 됐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