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 '활기 되찾나'] (2) '인력수요/건설시장'

산업현장의 인력 채용규모가 늘고 있다. 지난 5월중 전국 21개 국가공단에서 일하게 해달라고 신청한 구직자는6백80명이었다. 이에비해 기업들의 구인 수요는 8백24명으로 1백44명이 더 많았다. 공장가동률도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국가공단에 입주한 9천2백여개 업체의 평균 가동률은 작년 6월 69%까지 떨어졌으나 지난 5월엔 80.9%로 치솟았다. 건설 경기도 회복세를 타고 있다. 해외건설 수주액이 올 상반기에 이미 42억달러를 넘어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배나 늘어났다. 국내공사도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차츰 생기가 돈다. 올들어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전년대비 건설공사 계약액이 4월엔 25%나 증가했다. 열달째 줄어드는 미분양아파트도 주택시장이 살아나는 신호로 보인다. [[ 인력수요 ]] 인천 남동공단에서 산업용 PCB(인쇄회로기판)를 만들고 있는 하이테크 교덴. 이 회사는 요즘 일손을 못구해 난리다.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전자회사로부터 주문량이 크게 늘어 공장은 거의 풀가동중이다. 하지만 생산인원이 달려 납기를 맞추는 데 헉헉대고 있다. 지난해 1백60명까지 줄였던 직원을 올들어선 2백20명으로 늘렸다. 아직도 생산직 직원을 10여명 더 뽑아야 하지만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지역신문에 구인광고를 내고 여러 기관에 구인신청도 해봤지만 찾아오는 사람이 많지 않다. 경기도 반월공단의 한국와이퍼도 사정은 마찬가지. 자동차용 와이퍼를 생산하는 이 회사는 올들어 현대 기아 등 자동차 회사로부터 주문이 30%이상 늘었다. 그래서 지난해 40%까지 떨어뜨렸던 공장가동률을 1백20%까지 올렸다. 하지만 사람이 없어 생산량을 더 늘리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작년말 80명이던 생산직 근로자를 1백10명까지 늘렸는데도 일손이 부족하다. 궁여지책으로 일용직을 16명이나 쓰고 있다. 프레스 직공이 10명 정도 더 필요한데 사람 구하기가 만만찮다. 경기회복세가 확산되면서 산업현장에서 인력채용이 크게 늘고 있다. 현장의 인력수요는 이처럼 늘고 있는데 반해 구직자는 오히려 줄어 "인력난"을 겪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때문에 일부 공단은 지방자치단체에 공공근로사업을 줄여 산업현장에 인력공급을 늘려 달라는 건의를 내기도 했다. 1년전만 해도 직원들을 내보내는 데 애를 먹었던 중소기업들이 지금은 사람을 못 구해 진땀을 빼고 있다. 실제로 최근들어 전국 공단에선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보다 기업들의 구인자 수가 더 많은 "구인 초과"현상이 벌어졌다. 전국 21개 국가공단내 한국산업단지공단 인력알선센터에 지난달 직장을 찾아달라고 신청한 구직자는 6백80명인데 비해 기업들의 구인수요는 8백24명으로 1백백40여명이 더 많았다. 지난 1~2월까지만 해도 구직자 수는 구인자 수의 2배를 웃돌았다. 산업단지공단 남동공단지원처 김용선과장은 "하루에도 6~7개 업체들이 방문해 인력알선을 신청하고 있지만 구직자들이 많지 않아 실제 채용실적은 20%정도에 그친다"고 밝혔다. 올들어 남동공단에서만 서울보온(20명) 신한다이아몬드(15명) 서우정공(10명) 등 4백26개사가 1천1백여명의 구인신청을 냈지만 구직자는 이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 특히 수요가 많은 선반이나 밀링 기능공 등은 업체간 스카우트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다. "아직도 실업자가 1백40만명에 달한다지만 그 사람들이 다 어디 있는지모르겠다"(정철 하이테크교덴 사장)는 말이 나올 정도. 이에 따라 남동공단은 최근 인천시에 공공근로 사업을 축소해 줄 것을 건의했다. 반월.시화공단을 관리하고 있는 산업단지공단 서부지역본부 채병룡 경영지원팀장은 "지난달 두 공단내 구인수요가 1백80명에 달했지만 구직자는1백7명 정도"라며 "그나마 구직자들이 힘들고 어려운 일은 기피해 기업들이사람을 뽑는 게 여간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신경호 기획조정실장은 "남동 반월 구미 창원 여천 등전국 주요 공단은 지금 IMF위기 이전 수준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며 "일손이 부족해 생산에 애로를 겪는 업체들에 인력을 원활히 공급해주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산업단지공단은 구인알선 창구를 더 늘리는 등 다각적인 인력난 해소방안을강구중이다. 한편 21개 국가공단에 입주해 있는 9천2백여개 업체의 평균 공장가동률은 작년 6월 69%까지 떨어졌다가 지난달 80.9%로 올라가 IMF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들 업체의 고용직원수도 지난 3월 45만3천1백명을 바닥으로 늘기 시작해지난 5월엔 45만6천6백명으로 두달동안 3천5백명이 증가했다. [[ 건설시장 ]] IMF체제 영향을 가장 심하게 받았던 건설시장도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다. 체감경기는 아직 싸늘하지만 각종 선행지수가 오름세로 돌아서 침체국면을 빠르게 탈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 1분기까지 전년대비 40.5%가 줄었던 건설공사 계약액은 4월들어 4조5천1백1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25.1%가 증가했다. 특히 정부의 공공공사발주 확대에 따라 도로공사 등 공공부문 계약액은 39.1%나 늘어났다. 민간부문도 토목공사 활기에 힘입어 마이너스 성장을 멈추고 12.7%의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해외건설도 올들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중동과 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6월말까지 42억4천9백만달러의 수주고를 기록했다. 15억달러에 그쳤던 작년 상반기보다 2.7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하반기에도 중동지역에서 10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잇따라 발주될 예정이어서 올해 해외수주 실적은 예년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택시장 회복세도 눈에 띈다. 시중금리가 하향안정세를 지속함에 따라 건설업체들의 부도러시가 주춤해졌다. 특히 10개월째 줄어들고 있는 미분양아파트는 주택시장 회복의 청신호로 판단된다. 5월말 현재 전국의 미분양아파트는 8만2백97가구로 98년 7월의 11만6천가구에 비해 3만5천가구가량 감소했다. 정부가 신규 및 미분양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면제기간을 올해말까지 연장함에따라 미분양 아파트는 당분간 계속 줄어들 전망이다. 산업연관 효과가 큰 주택건립도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주택건설업체들의 자금난으로 짓다만 전국 7만5천가구의 아파트가 올들어재개됐다. 1인당 고용인력이 3명인 점을 감안하면 20여만명의 일자리가 창출된 셈이다. 주택업체들은 특히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규분양이 호조를 보임에따라 하반기에는 아파트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들 업체들은 하반기에 22만6천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건설산업연구원 왕세종박사는 "민간부문이 워낙 위축돼 있어 건설경기가 IMF체제 이전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리겠지만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경기가 점차 살아날 것"으로 내다봤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