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일자) 예상됐던 미국 금리인상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마친뒤 지난달 30일 은행간 초단기 자금거래에 적용되는 연방기금 금리(FFR)를 연4.75%에서 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공업평균지수는 오히려 전날보다 1백55.45포인트(1.4%)가 올랐고 채권금리도 소폭 떨어지는 등 미국 금융시장은 이번 조치를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그 이유는 인상폭이 예상했던 대로 0.25%포인트에 그쳤고 게다가 통화정책 기조를 그동안의 긴축에서 "중립적" 입장으로 전환함으로써 가까운 시일안에 금리 추가인상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FFR 인상은 기정사실로서 이미 금융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에 금리인상 여부가아닌 인상폭과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관심이 쏠렸다. 금리의 소폭조정과 통화정책 기조완화 외에도 연 4.5%의 재할인율을 인상하지 않고 현행 수준을 유지하기로 한데서도 FRB의 신중한 자세를 확인할 수 있다. 실업률이 4.2%로 최저수준을 기록하는 등 잠재적인 위협요인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5월의 인플레이션율이 0%를 기록하는 등 물가압력이 아직까지는 크지 않고 큰 폭의 금리인상은 자칫 세계금융시장에 충격을 주기 쉽다고 판단한 탓이다. 어쨌든 지난 5월하순에 이어 이번에도 FRB가 신중한 자세를 취함으로써 미국경제의 연착륙 전망이 한결 밝아졌으며 이는 구조조정을 진행중인 우리경제를 위해서도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외채 원리금 상환부담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며 자동차 등 일부 품목의 수출은 약간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우려했던 외국자본의 유출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일본 엔화도 약세를 보이기는 커녕 강세로 돌아서는 등 전반적으로 우리경제에 유리한 경제환경이조성된 것은 다행이다. 게다가 금리인상 요인이 이미 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에 당장 국내금리를 올려야 할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최근의 원화강세 추세를 조금이나마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도 당분간은 미국의 경기호황이 지속될 것이며 세계금융시장도 안정세를 이어갈 것이기 때문에 경제위기 탈출에 필요한 시간을 벌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설사 이번 금리인상이 우리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해도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우리정부와 기업들은 당초 계획대로 올해안에 구조조정을 마무리짓는 동시에 수출증대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