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창업 : (나의 창업일기) '황태마을' 박문자씨

"마케팅 전략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한가요? 황태로 메뉴를 변경한 것이 제 전략이었습니다" 서울 용산역 소재 농협 한강로점 후문에서 한식당 "태림정"(02-795-0238)을 운영하고 있는 박문자(48)씨는 최근 한두달새에 표정이 훨씬 밝아졌다. 등심, 징기스칸, 국수전골등 주력메뉴외에 부대메뉴만 60여가지에 이르던 것을 두달전 황태 하나로 깔끔하게 정리했기 때문이다. 메뉴수가 이처럼 많았던 것은 가게 인근 샐러리맨들을 점심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김치찌개, 비빔밥등 부담없는 메뉴를 마구잡이로 추가한 결과였다. 가짓수가 많다보니 실속없이 일만 힘들었다고 한다. 고심끝에 "황태마을" 체인과 계약을 맺고 메뉴 재정비에 착수했다. 점심엔 황태, 저녁엔 고기위주로 식사를 팔기로 했다. 이때부터 매출도 오르고 단골도 생기기 시작했다. 아무리 조그만 가게지만 효율적인 마케팅의 위력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직장인이 많은 곳이라 그런지 황태 메뉴가 인기예요. 아무래도 고객 입장에서는 싸게 먹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겠죠" 황태 메뉴는 찜, 구이, 해장국, 정식, 조림등 10여가지이며 객단가는 4천~5천원정도로 저렴하다. 박씨는 음식장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맛과 양이라고 했다. 황태는 이 두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시키고 있다. 우선 얼큰하고 시원한 것을 선호하는 한국사람들 입맛에 맞고 황태찜 2인분이면 서너 명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박씨의 설명이다. 주변에 위치한 데이콤 철도청등의 저녁회식땐 술안주로도 인기다. 게다가 황태는 인체유해물질의 배출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술마신 다음날 해장에도 그만이다. 술안주도 되고 해장국도 되는 셈이다. 황태메뉴를 취급하면서 늘어난 매출액은 1천여만원 정도. 종전 3천만원 안팎이던 월 평균 매출액이 이제 4천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 정도 성과에 비해 박씨가 황태마을로 업종전환하는데 투자한 돈은 예상외로 적었다. 황태마을 가맹비 5백만원과 초도물품비 80만원을 합쳐 5백80만원이 전부였다. "업종을 바꾼다는 게 단순한 일은 아니지만 전 일주일만에 과감하게 결정했어요. 수산물이나 고기는 한두차례씩 유해논란에 휘말리기도 하지만 황태는 아직 그런 것도 없고 비수기도 없거든요" 메뉴를 황태로 바꾸면서 월급 3백만원을 주던 주방장을 내보내고 박씨가 직접 주방일을 맡게 된 것도 큰 변화였다. 황태는 다루기 쉽고 관리도 편해서 박씨가 직접 조리하기에 전혀 무리가 없었다. 황태요리를 두달쯤 한 박씨의 요리솜씨는 본사 조리사가 감탄할 정도라는 것이 주위의 평이다. "해보니까 요리라는 게 무궁무진해요. 여러가지 조리법을 응용해서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낼 수 있겠더라구요. 기존의 국수전골에 황태맛을 더해서 황태국수전골을 만들 수도 있죠. 머리속으로 늘 더 좋은 맛을 구상하고 다닙니다" 10년전 의상실이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자신이 살던 집을 개조해 음식점을 차렸다는 박씨. IMF이후 직장인들의 주머니 사정이 나빠지고 회사 회식이 줄어들면서 또 다시 어려운 상황을 맞았지만 이번에는 메뉴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벗어났다. "10년동안 여기서 장사를 했기 때문에 이 동네 사람들을 다 안다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요새는 처음 보는 손님들도 많아요 메뉴를 바꾸고 확실히 고객층이 넓어졌어요. 앞으로 새로 끌어들일 수 있는 고객이 얼마나 많을지 저도 궁금합니다" (02)456-9803 ----------------------------------------------------------------------- [ 개업하려면 ] 기존 식당이 전업하는 경우 본사와의 상담을 통해 황태사업이 적합한지 여부를 판단한다. 황태마을 본사에서는 목이 좋고 평수가 좁은 곳보다는 목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평수가 넓은 점포가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식당은 손님이 쉼없이 이어지는 곳이 아니라 식사시간에 잠깐 몰려들었다가일제히 빠져나가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 식당 점포의 면적이 넓고 사업성이 확인되면 계약후 가맹비 5백만원과 초도상품비 80만원을 지불하고 3일간의 조리교육을 받는 것으로 모든 개점절차가 완료된다. 신규 점포 오픈의 경우 투자 대비 월 예상수익이 가장 높은 점포를 선정 해준다. 점포가 확보되면 7~15일간 인테리어작업을 한다. 점포를 부분 개보수할 경우 인테리어비용은 평당 60만원정도이나 전면 개보수를 하게되면 평당 100만원정도다. 인테리어 대한 판단은 점주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한다. 점주는 본사에서 3일간 조리교육을 받아야 한다. 신규점포의 경우 계약에서 오픈까지 보름에서 한달 정도 걸린다. 유망입지는 오피스가 지하, 아파트 밀집지역, 도시 외곽지역 가든등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