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인사이드] '6분의 1 확률을 100% 자기것으로'

박세리만큼 "한국인의 근성"을 증명하는 케이스도 없는 것 같다. 지난해 IMF의 암울함속에 "유일하게 세계적 희소식"을 전해주더니 올핸 골프에서의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란듯이 딛고 일어섰다. 지난 5월께까지만 해도 박은 "엄청난 성취"의 휴유증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귀국시의 입원소동에서 시작해 코치와의 결별등 일련의 흐름은 "뜨겁게 달아 오른후 그 요인을 간과해 버리는" 우리들의 모습과 비슷했다. 그런데 한국 경제가 다시 살아나듯 박세리도 다시 살아났다. 2주전의 금년 첫승으로는 "회복"의 의미가 아무래도 모자랐지만 현재의 2승은 지금까지의 모든 "말"들을 침묵케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어떤 대회건 골프의 우승은 근성, 배포, 정신력이 최우선. "연장전에서 그린으로 걸어갈때 다른 선수와 얘기를 나누려 하니 모두가 바짝 긴장해 있었다. 그때 결국 찬스는 내게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의 얘기에 나타나듯 6명 연장, 그 6분의 1의 찬스를 100% 자기 것으로 생각하는 태도가 바로 우승을 만든다. 최종 18번홀에서 더블보기로 우승을 놓친 카린 코크는 아직 우승할 "때"가 안된 것으로 봐야한다. 이는 박의 우승이 절대 "럭키"가 아니라는 뜻. 스포츠세계에서 박의 근성만큼 오늘의 한국을 표현한 인물이 있을까. 지난 4월쯤인가, 올 LPGA투어에서 "한국선수들은 통털어 1승만 건져도 다행"이란 기사를 쓴 적이 있다. 답답해서 그랬건 안타까워 그랬건간에 "틀린 예측"은 부끄러운 것이다. 박세리 본인의 힘으로 "과소 평가"를 뒤집은데 대해 박수를 보낸다. 이제 금년 2승의 박은 지난해 신인왕으로서 할만큼을 한 셈이다. 그는 확실하게 캐리 웹이나 애니카 소렌스탐과 갗은 "특급 열차"에 탑승했다. 이같은 흐름이 "한국 전체의 회복"과 비슷하다면 그 모두가 우리들의 저력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