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000 시대] 농어촌까지 투자열풍..주식투자 신풍속도

"주가지수 1000"으로 상징되는 증권투자 열풍이 전국을 달구고 있다. 3년8개월만에 종합주가지수가 세자리수를 돌파하자 증권사 객장에선 일순간"오 주여!"하는 환호가 터져나왔다. 앞이 캄캄했던 1년전을 회상하며 감회에 젖는 투자자도 많았다. 서울 여의도는 "돈벼락"을 맞은 사람들로 불야성이고 주식에 투자하지 않은직장인들은 "팔불출" 취급을 받고 있다. 게임방은 어느새 신세대 투자자들이 점령해 "주식방"으로 바뀌었다. 이제 이 시대를 이끄는 이념은 "주식주의"가 돼버린 양상이다. 촌부에게도 증시는 남의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높은 산" 넘어에는 반드시 "깊은 골"이 있게 마련. 오늘의 환희가 내일의 탄식으로 바뀔 수 있다는 걱정들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우리사주.증권맨 떼돈 =종합주가지수 1,000 시대를 연 이번 증시의 또다른 수혜자는 우리사주조합원과 증권맨들이다. 그들도 "대박"을 터트린 투자자 못지않게 많은 수익을 올렸다. 우리사주를 갖고있는 SK텔레콤 직원들의 경우 1인당 평가익이 평균 6천만원에 육박한다는 추정이다. 이 회사의 주가는 7일 현재 1백57만원이다. 우리사주 조합원 1인당 평균 보유주식은 대략 40주. 대부분 지난 92년 8만~9만원대에 받은 주식이다. 현주가로만 따져도 1인당 평가익이 거의 6천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증권맨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주가가 액면가수준을 맴돌 때 울며겨자먹기로 인수한 우리사주가 지금은 복덩어리로 변했다. 게다가 증시활황에 따라 회사의 영업실적 호전으로 특별상여금을 받고 대거 승진까지 했다. 예컨대 대신증권은 지난 4월 전직원의 24%에 해당하는 4백15명을 승진시키는등 거의 모든 증권사들이 파격적인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펀드매니저나 애널리스트들은 증권사들간 모셔가기 경쟁으로 연봉이 수억원대로 치솟았다. 스카웃전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추세여서 이들의 몸값은 앞으로 더 올라갈 전망이다. 펀드매니저나 애널리스트가 아니더라도 증권회사 영업담당 직원들은 성과급만으로 한달에 1천만원 이상 받아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여의도 사무실은 금싸라기 = 여의도에서 사무실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증권러시를 타고 인터넷거래와 연결된 창업을 하려는 발길이 여의도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구득난이 특히 심한 곳은 소형 오피스텔. 컴퓨터 몇대와 직원 1~2명으로 인터넷사업을 해보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임대료가 급등했지만 빈 공간이 남아있는 빌딩은 하나도 없다. 내년 6월 임대가 끝나는 B빌딩은 "선약"까지 받아놓고 있을 정도다. 주식거래도 첨단화 = 인터넷과 PC통신 등을 통한 사이버거래가 전성기를맞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일부 직장인과 시험삼아 돈을 굴리는 대학생들이 주로 이용했다. 그러나 각종 단말기가 보급되고 증권사들이 "수수로 0%"를 내결고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주부들에게 까지 확산되고 있다. 현재 사이버거래 비중은 약 20%.전세계에서 두번째다. 휴대폰이나 삐삐로 시시각각 주식시세를 알려주는 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리얼타임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곳은 5개 이동전화업체. 016한통프리텔의 경우 휴대폰을 이용한 주식정보조회 건수가 작년 10월 2만4천여건에서 올 6월엔 2백만건으로 폭증했다. 삐삐에 주가정보 서비스 기능이 없으면 아예 팔리지 도 않을 정도다. "투자방"으로 바뀐 "게임방" = 대학생들이 주식투자에 나서면서 생긴 현상. 대학생들은 게임방에서 "스타크(스타크래프트 게임의 약칭)"를 즐기면서 주식거래를 한다. 서울대학로 I 게임방에서 만난 김모(21.S대 경영학부 2년)군은 "프로그램이깔려있지 않은 게임방도 있어 아예 CD롬을 배낭에 갖고 다닌다"며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주식거래로 돈을 벌려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H그룹 대리 이모(37)씨는 "주가가 너무 올라 상투를 잡은 기분이지만 너나없이 하는 통에 뒤늦게 뛰어 들었다"고 말했다. 소팔아 증권사로 = 어린 딸을 데리고 객장에 나오는 주부들의 모습은 이제 더이상 낮설지 않다. "주식 한번 잘하면 일년 농사보다 낫다"는 막연한 기대로 소도시와 농촌까지술렁이고 있다. 개중엔 과수원과 농토를 팔아 주식투자에 나서는 농민들도 적지않다. H증권 평택지점엔 이날도 객장에 설치된 10여대의 단말기와 상담창구에 고객들이 줄을 서있었고 전남 나주시의 D증권 지점에는 34개 좌석이 꽉찼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