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문화재 등 위조 판매한 고미술협회 간부 등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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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급 문화재와 고서화등을 대량 위조해 서울 인사동 화랑가 등지에서 비싼값에 팔아온 고미술협회 간부와 화랑업자 등이 대규모로 적발됐다. 서울지검 형사5부(이동기 부장검사)는 7일 문화재 고서화 등 1천여점을 위조, 이중 30여점을 판 한국고미술협회 전회장 공창호(51)씨와 전 감정위원 위조책 화랑업자등 11명을 사인위조및 사기혐의로 구속했다. 또 고미술협의 전부회장 임모(49)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하고 화랑업자 이모(54)씨 등 3명을 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유명감정사들과 짜고 "금동미륵보살반가상",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등 국보급 문화재는 물론 값을 메길 수 없는 고서화 등을 위조해 수백만원~1억여원대에 팔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이 이들로부터 압수한 위조 미술품 1천여점으로 진품 싯가로 환산할 경우 1천억원대에 달한다. 이들은 위조수법으로는 유명화가 작품 베끼기와 무명작품의 낙관 바꿔치기 등을 이용했다. 두꺼운 한지에 그린 그림을 물에 불려 두개로 나누어 채색하는 수법도 썼다. 검찰은 다른 문화재 전문가들도 위조품 유통에 개입한 혐의를 잡고 수사를확대키로 했다. 진품 베끼기 = 겸재 정선, 청전 이상범 등 유명화가의 진품 위에 유산지(기름먹은 습자지)를 대고 목탄으로 밑그림을 그린뒤 이를 다시 채색하는 수법을 썼다. 유산지 대신 슬라이드 필림을 환등기 위에 놓고 베끼는 방법도 사용했다. "앞장" "뒷장" 떼기 = 오원 장승업의 그림처럼 두꺼운 재질의 종이에 그려진 작품의 경우 그림을 물에 불려 윗장과 아랫장을 갈라낸뒤 희미한 부분에 채색을 해 2점으로 만들었다. 낙관.서명 바꿔치기 = 무명작가 작품에 저명인사의 가짜 낙관과 서명을 찍어 넣어 비싼값에 팔아 넘겼다. 진짜 낙관은 문신뜨듯 바늘로 찍어내 특수인주로 다시 일일이 찍어 넣었다. 문화재전문가 명성이용 = 미술협회 전 회장인 공씨는 오원 장승업의 "잡화 8폭병풍", "백자대호"등의 위조품 10점을 이모씨에게 담보로 맡기고 8억5천여만원을 가로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