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면톱] 분규업체 경영권 사회단체에 넘겨 .. 대하합섬

노사문제로 갈등을 빚던 중견 섬유업체가 경영권을 아예 사회단체 대표에게넘겨버리는 첫 사례가 생겼다. 이에대해 경제계에서는 "경영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책임을 질 사람이없다"며 "노사문제에 대한 제3자의 지나친 개입이 불러온 바람직하지 않은선례"라고 우려하고 있다. 경북 구미에 있는 대하합섬의 소유주인 채병하 회장 (대구상의회장.자민련 대구북갑위원장)은 11일 시민단체 대표인 김석호 (구미경제살리기 비대위 사무국장) 씨와 김종길 (구미경실련 집행위원장) 씨를 공동대표 선임하고 이들에게 경영권을 위임했다. 대하합섬은 종업원 3백20명, 연간 매출액 2천억원으로 국내 화섬업계에서 5위를 차지하는 중견기업이다. 이 회사는 노조 설립을 놓고 분규가 빚어져 40여일간 조업을 제대로 하지못했으며 일부 근로자들이 채 회장의 선거구와 자택, 대구상의 등으로 몰려가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지역소재 기업이 장기간 분규를 빚자 구미지역의 사회단체들이 노조의주장을 받아들이라고 종용해 마찰을 빚어 왔다. 공동대표는 노사협상 권한은 물론 경영권까지 위임받아 사실상 전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으며 조만간 이사회가 소집돼 정식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같이 제3자에게 경영권을 위임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해당 사회단체들은 "사회단체가 노사문제를 중재해 분규확산을 막은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인들은 "사회단체가 기업 내부문제에 사사건건 간섭하는 선례를만들었다"며 "경영에 전문적인 식견이 없는 사회단체 대표들이 회사를 살릴 수 있을 지가 불투명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석호 공동대표는 "회사를 살리는 데 지역사회 전체의 역량을 모을 것"이라며 "근로자들이 원한다면 노조설립도 인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