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형의 '벤처의 세계'] (15) '장외주식시장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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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털은 투자수익을 얻기 위해 벤처기업에 투자한다. 첨단기술을 확보한 벤처기업에 투자함으로써 짧은 기간동안 시중 금리보다 높은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벤처캐피털은 어떤 방법으로 투자수익을 회수하는 것일까. 신설 벤처기업에 투자된 자금을 회수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증시에 최초 공모주를 발행하는 것이다. 기업을 빠른 시간 안에 성장시켜 장외주식시장에 주식을 공개하는 것을 의미한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각국은 이밖에 트레이드 세일즈(Trade Sales) 바이백(Buy-Back) 인수합병(M&A) 경영자매수(MBO) 등 비교적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은 최초 공모주 발행을 가장 선호한다. 장외주식시장이란 일반적으로 증권거래소 이외에 유가증권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곳. 증권거래소는 상장된 유가증권을 거래하는 시장이다. 반면 장외시장은 비상장 유가증권이나 거래단위 미만의 상장주식 등을 거래하는 곳이다. 한국은 87년 장외주식시장이 개설된 후 97년 코스닥(KOSDAQ)이 개설되면서 장외거래가 활성화됐다. 이는 미국의 나스닥(NASDAQ), 일본의 주식점두시장, 영국의 USM 등과 같이 제도화된 장외시장을 의미한다. 다만 미국은 거래소 시장에서 상장여부를 불문하고 증권업협회(NASD)가 정한 요건만 충족하면 나스닥에서 거래가 가능한 반면 한국의 장외시장은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주식만 거래하도록 하고 있어 일본의 주식점두시장에 더 가까운 모습을 띠고 있다. 장외시장등록은 벤처캐피탈뿐 아니라 벤처기업에도 여러 가지 혜택을 안겨준다. 우선 기업의 성장에 따른 필요자금의 안정적 조달이다. 장외거래종목으로 신규 등록하면 주식의 유통성이 높아져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조달이 가능하다. 내부자금 외의 새로운 외부 자금을 끌어들이기 쉬워진다는 얘기다. 둘째, 장외시장 등록은 곧 신용증대를 의미한다. 즉 기업의 건전성을 인정받게 되고 또한 홍보효과도 있다. 장외시장에 등록된 기업은 일반적으로 등록이 안된 기업보다 건실하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주식의 등록, 거래상황, 공시사항 등이 신문 방송 잡지 증권회사의 출판물 등에 발표돼 회사의 사회적 신용이 향상되고 PR 효과도 있다. 셋째, 장외시장등록은 주식의 유통성을 높여주고 합리적이고 공정한 주가의 형성에도 기여한다. 또 환금성이 확보된 주식은 유가증권 담보대출이나 대출금의 보증금으로 활용하는 데 유리하다. 넷째, 기업 내부의 투명성 확보 및 제도 정비의 기회를 제공한다. 기업이 장외시장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정관의 정비, 공인회계사의 감사 및 명의개서대행 계약의 체결 등이 필요하다. 다섯째, 기타 정부로부터 주어지는 세제 및 법률상 지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공신력 있는 중소기업을 우선적으로 지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외주식시장 등록이 기업에게 반드시 이로운 것만은 아니다. 장외시장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회계 수수료,법적 수수료 등의 각종 비용부담이 따른다. 단기적으로는 부수 업무가 증가한다는 문제도 있다. 또 기업회계 등이 낱낱이 공개됨으로써 정보노출이 불가피하며, 소유권 분산돼 경영통제가 취약해지기도 한다. 적대적 M&A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처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창업때부터 장외시장 진입전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소규모 벤처기업이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장외주식시장 진출계획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최근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골드뱅크나 한국정보통신 등은 창업초기부터장외시장을 위한 전략을 갖고 기업을 운영해 성공한 대표적 예다. 정부의 벤처기업육성정책 및 저금리정책에 힘입어 장외시장이 더욱 확대되고있다. 따라서 벤처기업에 있어 장외시장 진출전략은 선택과목이 아니라 필수과목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