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호진 <신임 노사정위원장> .. "신뢰회복해야"

"우리나라에 노사정위원회가 생겼다는 자체가 혁명적이라고 생각합니다.노사관계 정책을 관료가 독점하고 문제가 생기면 공권력으로 해결하던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발상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노사정위가 노사정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데도 위원장이 이들에게 참여를 촉구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됐다는 느낌입니다" 김호진 신임 노사정위원장은 7개월째 공전상태에 있는 노사정위 정상화를 위해 취임초부터 동분서주하고 있다. 13일 김대중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직후 한국노총 민주노총을 방문한데 이어 14일에는 전경련 경총을 찾았다. 그는 7월말경이면 노사정위가 부분적이나마 다시 가동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노동단체들은 정부가 합의사항 이행을 위한 가시적인 노력을 보인다면 노사정위에 복귀하겠다는 분위기입니다. 경총도 내부의견을 수렴해 20일께 노사정위 복귀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위원장은 노사정위가 교착상태에 빠진 것은 합의사항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노사정 주체간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위원장은 이때문에 노사정위 운영의 3대 원칙을 세웠다. 참여와 동반의 원칙, 공평의 원칙, 성실이행의 원칙이 그것이다. 노사정 모두가 동반자적 입장에서 권리와 의무를 다하고 합의된 사항은 반드시 이행해야한다는 것. 그는 특히 합의사항 이행을 위해 단기처방적이고 임기응변식의 합의는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실직자의 초기업단위노조가입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공기업 예산편성지침 등 노동 현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어떤 방식이든 현안과 관련한 노사정 대화의 장을 마련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위원장은 스스로 "노동통"이라고 말했다. 고려대에서 70년대 초반 노동문제연구소 간사를 맡으면서 노동문제에 관심을갖기 시작한 이후 노동문제연구소장, 노동대학원 초대원장을 지냈다. 그동안 노동대학원을 거쳐간 주요 노동계 인사만도 5백여명에 달한다. 그는 이 인맥이 노사정위를 이끌어가는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