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달착륙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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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기 포루투갈의 엔리케 왕자는 아프리카 서쪽 해안에 탐험선을 여러차례 보냈다. 그러나 선원들은 "암흑의 바다"라 불리는 보하르도르곶 인근 바다에 다다라서는 더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번번히 되돌아 왔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두려움의 바다 저편에 겁을 먹은 것이다. 마침내 15번째로 보낸 선단이 이 바다를 우회하여 남으로 내려가 1434년 희망봉을 발견했다. 이 일은 뒷날 서구에 "바다의 시대"를 열었고 지구 곳곳에 대한 탐험의욕을 자극했으며 서구열강의 광대한 식민지 경영을 도왔다. 지금으로부터 30년전, 1969년 7월 20일 오후 4시 17분 40초 미 항공우주국 관제본부는 만세와 박수소리가 요란했다. "휴스턴, 여기는 고요의 바다. 독수리호 착륙했음" 우주선 아폴로11호를 타고 인류 최초로 달에 보내진 미 우주인 암스트롱이 달착륙에 성공했다고 알려왔다. 독수리호 안에서 6시간반 동안 상륙준비를 마치고 올드린과 함께 달에 내린 암스트롱은 첫 발을 내디디며 이렇게 말했다. "이 발걸음은 나 한사람에 있어서는 작은 것이지만 인류의 도약을 위한 거대한 발걸음이 될 것입니다" 인류에 "우주시대"를 연 달착륙은 미국의 개가임이 분명하지만 러시아가 1957년에 해낸 인공위성 스프트닉호 발사성공에 자극받아 이뤄낸 것이다. 이후 몇차례 달착륙이 더 시도돼 탐사가 벌었졌으나 달에는 공기도 물도없다는 이유로 한 때 관심이 식었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루나 프로스펙터"호가 극지에서 물의 흔적을 발견하면서 인간의 달나라 정착 가능성이 얘기되는 등 다시 관심을 끌고있다. 일부에선 그간 우주에 퍼붇는 돈을 지구촌의 빈곤퇴치에 썼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비난한다. 그러나 한편에선 신약및 신물질개발 등 우주에서의 과학적 연구성과가 많고,오늘날 지구촌을 가능케한 통신의 발달이나 신속한 기상예측 등은 우주개발의덕택이라는 주장도 있다. 달에서는 노화가 느리게 진행돼 지구에서 보다 더 오래 산다고 한다. 우주는 인류에게 꿈을 주고, 반대로 꿈은 인류를 우주로 나아가게끔 만드는 것은 아닌지.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