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II면톱] 수입약품 의료보험 거부 '말썽'

한국노바티스 등 일부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자사 제조 의약품의 의료보험적용을 거부해 말썽을 빚고 있다. 이들 다국적 제약사들은 정부가 책정한 의료보험 약값이 너무 낮다면서 가격을 올려주지 않으면 일반 판매만 하겠다고 버티고 있어 필수 수입 의약품을 처방받아야하는 환자들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수입약품에 대한 의료보험 적용을 위해 제약사로부터 보험등재신청을 받은 결과 21일 현재까지 8백87개 품목중 66.6%인 5백91개 품목이 등재를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이달말까지 추가접수를 받아 다음달 1일부터 이들 약의 수입약가를 보험에 등재할 예정이나 약값에 대한 견해차가 커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한국노바티스의 면역억제제 "산디문 뉴오랄"의 경우 복지부는 1백mg에 5천5백42원으로 보험약가를 책정했으나 노바티스는 9천9백78원을 제시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산디문 뉴오랄은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라면 매일 1~2정씩 복용해야 하는 필수 의약품으로 국내외 시장의 90%를 점유하는 독점 품목이다. 노바티스 관계자는 "산디문 뉴오랄의 보험 약가가 기존 실거래가의 절반수준으로 책정된 것은 영업을 하지 말라는 얘기"라며 "신물질 개발에 투입된 막대한 비용과 약효의 우수성을 감안하면 절대 비싼 가격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국내 항암제 시장의 70%를 점유하면서 연간 2백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한국로슈의 항암제 "후트론"을 비롯해 한국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의 항암제 "탁솔" 한국MSD의 파킨슨병치료제 "시네메트" 등의 필수 희귀의약품도 아직까지 등재를 거부하고 있다. 그동안 다국적 제약회사의 이익단체인 한국연구중심제약협회(KRPIA)는 미국제약협회 세계제약협회 미무역대표부 주한미상공회의소 등을 통해 보험약가를 G7국가 수준으로 맞춰줄 것을 한국정부에 요구해왔다. KRPIA 관계자는 수입약의 의보약가가 그동안 받아온 가격에서 평균 35%인하된 수준으로 책정될 경우 다국적 제약사가 수익분기점을 맞추기 어렵고 다른 나라의 약값도 한국수준으로 인하해야 하며 필수의약품의 국내진출이 어려워져 의료의 질이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내제약사들은 대부분의 수입약이 특허가 만료된데다 그동안독점적 판매를 통해 이익을 충분히 얻었다며 이들 약도 국산약과 마찬가지로의보가격이 인하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필수 수입약의 등재를 거부할 경우 사회적 비난을면키 어려울 것이라며 추가로 가격을 조정하면 대부분의 의약품이 보험등재를 신청할 것으로 내다봤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