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광고계 대부 '오길비' 사망

세계적인 광고대행사 오길비&매더(O&M)의 창업주이자 미국 광고계의 대부 데이비드 오길비(88)가 지난 21일 프랑스 본 자택에서 사망했다. 영국 출신으로 27세에 미국으로 이민한 데이비드 오길비는 지난 48년 단 두명의 직원을 데리고 오길비&매더를 창립, 불과 몇년만에 일류 광고대행사로 성장시키는 등 광고계의 신화를 만들었다. 현재 O&M은 전세계 1백여개국에 3백59개 지사를 거느린 초대형 광고대행사다. 소비자의 지성과 기호를 포착하는 날카로운 아이디어의 소유자로 유명한 오길비는 광고계에 길이 남을 명작을 많이 남겼다. 광고업자들은 오길비의 작품중 가장 기억에 남을 것으로 지난 58년 그가 제작한 롤스로이스 자동차 광고의 카피를 꼽는다. 당시 "시속 60마일로 달리는 신형 롤스로이스 승차시 들리는 가장 큰 소음은전기시계에서 나오는 소리입니다"라는 광고 카피는 엄청난 화제와 인기를 몰고 왔다. 또 53년 남성용 셔츠 제조회사로 유명한 해서웨이사의 광고에서는 검은 안대를 오른쪽 눈에 걸친 "흰머리 선장"을 캐릭터를 내세워 매머드급 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오길비가 개발한 이 독특한 캐릭터는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알만큼 성공을 거둬 50년대 이후에도 수세기에 걸쳐 남성용 셔츠 업계의 유명 심볼로 기억됐다. 그의 저서 "어느 광고인의 고백"(1963) "오길비 광고론"(1983) 등은 광고인의 필독서로 꼽힌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