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구 골프칼럼] '어쩔수 없는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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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씨가 필드에 나가 백을 열어보니 페어웨이우드가 하나도 없었다. 골프채를 교환하려 했다가 다시 챙기는 것을 깜빡 잊었던 것. 그는 난감했다. 그날 플레이해야 할 코스는 유독 긴 코스였다. 더욱이 그의 장기중 하나가 페어웨이우드샷인데 무기가 없으니 어떻게 하나. 그는 롱아이언을 써야 했지만 자신감은 없었다. 그의 롱아이언은 토핑이 많았고 대부분 끝에가서 슬라이스 방향으로 휘었던 것.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날의 롱아이언샷은 기대이상이었다. 파5홀에선 주로 4번아이언으로 세컨드샷을 했는데 4개 파5홀에서 3홀이나 파를 잡았다. 긴 파4홀에서도 의외로 온그린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날 스코어는 페어웨이우드가 있었던 날보다 훨씬 좋았다. 경기후 그는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페어웨이 폭은 아무리 좁아도 50야드 이상이다. 따라서 파5홀 세컨드샷은 그저 페어웨이에만 떨어뜨리면 되니까 방향이 크게 문제가 안됐다. 또 온그린을 노리는 샷은 아예 기대를 안했다. 안올라가도 좋다며 치니까 볼이 그린을 향했다. 페어웨이우드가 없어 어쩔수 없이, 그리고 큰 기대감 없이 툭툭 치니까 샷이 떨어지는구나" 여기까지는 이해가 갈 것이다. 그러나 포인트는 다음 라운드. 다음 라운드에서 "지난번에 잘 됐다며" 굿샷에 대한 당위성을 가지면 다시 예전의 샷이 나타날게 분명하다. Q씨 케이스와 같이 골프는 "포기속에 해답"에 있을지 모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