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활기 되찾아 .. 여름 계절학기 문전성시

IMF한파로 풀 죽었던 대학가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방학시즌인데도 각 대학의 여름 계절학기엔 수강생들이 몰려 만원이다. 취업문이 넓어지고 있다는 희망적인 전망에 따라 도서관도 면학열기로 가득하다. 이 때문에 대학가 주변 상가들도 개점휴업상태였던 작년 여름과는 다른 분위기다. 편의점과 음식점 등은 꾸준하게 이어지는 학생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제 대학가는 IMF한파라는 긴 어둠의 터널 끝을 막 빠져 나오는 모습이다. 여름 계절학기 성황 =신청자가 얼마나 될 지 반신반의하며 계절학기를 열었던 각 대학들은 학생들이 몰려들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졸업=실업"이라는 생각에 조기졸업 코스인 여름계절학기는 그야말로 빙하기를 맞았었다. IMF한파가 수그러들 때까지 졸업을 미루려는 심리가 팽배해 오히려 학점을 늦게 따려는 경향이 만연했었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신청을 끝낸 서강대의 경우 48개 강좌에 무려 1천7백71명이 수강하는 열기를 보였다. 전체 재학생(7천2백명)중 4명당 1명꼴인 24.6%가 계절학기를 신청했다. 30개 강좌에 9백61명이 수강했던 지난 겨울 계절학기에 비하면 천양지차다. 이화여대는 전체 재학생(1만8천명)의 30% 가량인 5천5백58명이 1백6개 과목을 수강하고 있다. 숙명여대도 28개 과목을 개설해 6백69명의 수강생을 모았다. 작년 겨울(5백8명)계절학기보다 수강생이 1백명 이상 늘었다. 연세대 아주대 숭실대 외국어대 등 다른 대학들도 같은 추세다. 여름학기 담당자들은 "계절학기 수강이 늘었다는 것은 대학의 생기가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사회의 인력수요가 그만큼 뒷받침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2학기 수강 열기도 뜨겁다. 실용적인 과목을 중심으로 2학기 신청을 모두 끝냈다. 작년 여름의 경우 취직이 안될 것을 우려해 2학기 수강신청을 미루는 학생들이 적지 않았다. 창업이나 취업과 직결되는 과목은 수강신청 학생이 넘쳐 대학들이 오히려 고민하고 있다. 도서관이 붐빈다 =각 대학의 도서관은 에어컨이 진땀을 흘릴 정도로 학생들로 가득하다. 공부해 봐도 신입사원을 뽑는 기업이 없던 지난해의 경우 도서관 보다는 자격증 취득과 아르바이트 현장을 찾았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하반중에 30대그룹이 신입사원만 1만2천명을 새로 뽑을것으로 알려지면서 "시험"에 몰입하는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연세대 행정학과 4학년 이모(26)군은 "새벽 6시면 도서관의 자리가 다 찬다"며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자격증을 따려고 하거나 아무 곳이나 "적"이라도 걸어두려고 취업설명회를 쫓아다니던 모습도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대학상가도 덩달아 재미 =대학가의 책방 당구장 편의점 음식점 등 상가에도 활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한 여름에 파리를 날리던 작년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머리를 식히려는 학생들로 당구장도 빈틈이 없고 편의점과 떡볶기집도 간식을 찾는 학생들로 붐비고 있다. 새로운 취업정보를 담은 책도 인기상품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