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형의 '벤처의 세계'] (19) '창업 절차'
입력
수정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란 속담이 있다. 아무리 우수한 첨단기술도 사업화에 성공할 수 없다면 한낱 물거품에 지나지않는다는 얘기다. 그런 만큼 회사설립은 사업화의 첫걸음이며 창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회사 만들기는 먼저 인.허가와 법인의 설립에서부터 시작된다. 다음으로는 사무실과 점포를 마련하고 상품을 직접 제조하는 경우라면 공장을 설립해야 한다. 그런데 창업과정에서 가장 어렵고 힘든 부분이 바로 공장 설립이다. 공장을 세우기 위해서는 각종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준비해야 할 서류도 엄청나게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창업자들은 사업도 시작하기 전에 인.허가를 받다 지친다고 푸념한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세수 증대를 필요로 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조금씩 공장설립절차를 간소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 과거 권위주의적이던 공무원들도 많이 친절해졌다. 최근에는 벤처기업의 경우 창업보육센터 내에서도 공장등록을 받을 수 있도록 허락하고 있다. 그런만큼 자신감을 갖고 임해도 좋다. 창업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관련 전문가나 동종 사업가를 찾아 조언을 구해보는 것이 좋다. 정확한 정보와 경험담은 당신의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여줄 것이다. 자신이 설립하려는 공장부지를 분양하는 지방자치단체는 없는지, 혹은 창업인큐베이터를 이용할 수는 없는지 등을 충분히 살펴보도록 하자. 그리고 공장을 효율적으로 설치하기 위해서는 신용 있는 건설업체의 선정에서부터 설계 생산설비업체선정 발주시기 등을 충분히 검토하고 공장설립 계획을 세워야 한다. 특히 공장건축이나 생산설비 발주는 적어도 3개 이상의 업체로부터 견적서와설계서 등을 받아 보는 게 좋다. 자금의 차입이 필요할 경우에는 사전에 금융기관과 충분히 접촉하여 적기에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회사를 설립하고 공장의 건축과 생산설비 설치가 완료되면 회사의 골격이 어느 정도 갖춰진 셈이다. 이제 남은 절차는 창업의 마무리 단계인 개업준비다. 개업준비를 위해서는 먼저 창업요원 이외에 본격적인 생산과 영업을 개시하기 위해 사원을 채용해야 한다. 직원 채용이 끝나면 분야별 조직을 구성하고 연수교육을 실시하여 부서간 업무가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조율해야 한다. 특히 20~30대의 젊은 창업자는 사장실에 앉아 권위의식을 내세우기보다 생산과 영업 일선에 뛰어들어 직원들을 격려하고 같이 땀 흘려 일하는 모습을솔선하여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창업 초기의 사장은 총사령관이면서 동시에 소대장이다. 때에 따라서는 직접 자재도 나르고 청소도 해야 한다. 체계가 잡히기 전에는 사장이 먼저 나서지 않으면 일이 어려워진다는 점을 기억하자. 창업시 챙겨야 하는 분야별 업무를 살펴보면 생산파트에선 원자재조달,생산설비, 시운전 및 시제품 생산 등의 과정을 거친 후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해야 한다. 관리분야에선 근무 급여 회계 등 각종 회사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또 공장등록 취업규칙신고 사업장설치계획신고 산업재해보험 및 고용보험 신고 등도 반드시 챙겨야 할 사항이다. 영업분야에서는 영업체계확립 시장조사 시장개척활동 등을 실시하고 소비자의 반응을 조사, 제품의 문제점과 판매가능성 등을 살펴봐야 한다. 특히 창업초기에는 회사와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영업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 만큼 제품홍보와 판매촉진 활동에 전사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자사 제품의 특성에 맞는 소비자만을 찾아 집중적으로 영업을 펼치는니치마케팅(Niche Marketing)의 도입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또 창업초기 건전한 사풍을 확립하여 구성원들이 일치단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개업준비기에 해야할 중요한 절차 중의 하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