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I면톱] 연근해서 잃은 어장 '동남아서 보충한다'

"동남아 바다를 공략하라" 일본 중국 등과의 어업협상으로 연근해 어장이 축소되면서 어업 터전을잃어가고 있는 수산업계가 동남아 해역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현지 국가들의 어업기술이 비교적 뒤떨어진 데다 추가적인 어획 여력이 많아 잃은 시장을 만회할 수 있는 새로운 개척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달초 이들 3개국을 돌아보고 온 민.관 입어 교섭단에 따르면 조업이 가장 유망한 해역은 인도네시아의 아라프라 해역으로 꼽히고 있다. 티모르섬 동쪽과 호주 북방에 걸쳐 있는 이 해역은 대륙붕이 길게 자리잡고있어 조기 갈치 등 어족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특히 이 해역은 어선이 낙후된 인도네시아 어민들이 접근하기 쉽지않고 호주에서도 조업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틈새어장으로 분석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사라와크와 사바 해역도 관심을 끄는 어장이다. 이 곳에는 최근 우선피싱(대표 손성만)이 70t급 통발어선 2척을 보내 조업에 나섰다. 이 회사는 연말까지 통발어선 4척과 채낚기 어선 1척을 추가로 투입, 꽃게 새우 등을 잡을 계획이다. 우선피싱은 또 사라와크 동쪽에 자리잡은 사바해역에도 트롤어선 2척과 쌍끌이 어선 4척을 내보내 조기와 참치잡이에 나서기로 했다. 신화수산(대표 권영택)도 내년 2~3월께 말레이시아 해역에서 1백50t급 트롤어선 4~5척을 투입할 예정이다. 권 사장은 "입어교섭단의 보고서가 나오면 현지 선원의 임금과 연료비 판로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해 내년초부터 조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양부가 해외어장개척 지원비를 대폭 늘려 대형기선저인망조합등 어업인 단체와 공조한다면 동남아 해역은 우리 어업인들의 신개척지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트남의 경우 호치민시 남단 해역이 꽃게의 황금어장으로 손꼽히고 있다. 메콩강 하류의 토사가 대륙붕을 이뤄 천혜의 어장을 형성하고 있는 곳이다. 이 해역엔 통발업게가 관심을 쏟고 있다. 특히 통발어선의 본산인 통영지역 어업인들은 이 곳을 꽃게잡이의 탈출구로보고 연내 베트남 해역에 진출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석찬 통발협회장은 "지난 5월 통영지역 선주 16명이 동남아 해역을 조사했다"며 "건조한 지 3~4년 밖에 안되고 냉동시설을 갖춘 최신형 통발어선 16척을 올해 안에 베트남 해역에 진출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양부는 수산업계의 동남아 해역 진출을 뒷받침하기 위해 동남아 3개국과긴밀히 협의, 조만간 시험조업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조만간 산하기관인 수산진흥원 해양수산개발원 등과 함께 각국의 수산관련 법령이나 제도, 합작법인 설립 절차, 어업자원 분석 등에 대한 보고서를만들어 어업인들에게 배포키로 했다. 최종현 해양부 국제협력심의관은 "해당 지역의 정부가 우리 어선의 현지조업에 최대한 협조키로 약속했다"며 "앞으로 6개월간 시험조업을 거친뒤 내년엔 본격적인 조업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