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펀드도 '얼굴 마케팅' .. 국민기술 '조봉래 1호' 첫선

"얼굴 있는" 벤처펀드(창업투자조합)가 등장했다. 펀드매니저 이름을 딴 벤처펀드가 처음으로 결성된 것. 국민기술금융(대표 윤영조)은 자사 벤처캐피털리스트의 이름을 붙인 "조봉래 1호"를 결성, 중기청으로부터 승인받았다고 30일 밝혔다. 개인투자자(엔젤) 20명이 여기에 20억원을 출자했다. 결성금액규모는 크지 않은 편이다. 벤처캐피털리스트 이름을 넣지는 않았지만 삼부벤처캐피털은 삼부벤처골드러시펀드 결성을 위한 광고에 4명의 펀드매니저를 등장시켜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기술투자는 서갑수 사장, 코미트창업투자는 윤현수 사장을 내세운 광고를 통해 구조조정펀드의 투자자를 모집했었다. 벤처펀드가 벤처캐피털 업계의 주요 자금원으로 떠오름에 따라 얼굴 마케팅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국민기술금융의 조봉래 1호는 이 창투사로서는 16번째 벤처펀드. 그동안은 국민 1호, 2호 식으로 결성돼 왔다. "조봉래 1호"는 2개 벤처기업을 발굴한 상태로 총 5개사에 투자할 계획이다. 5년간 운영할 예정으로 목표수익률을 연 25%로 제시했다. 조봉래(45) 심사역은 "책임감을 갖는다는 차원에서 투자자 가운데 한명으로참여했다"고 말했다. 서울공대 금속공학과 출신의 조 심사역은 국민은행에서 여신업무를 익힌 뒤88년부터 국민기술금융에서 벤처캐피털리스트의 길을 걷고 있다. 펀드 결성을 위해 펀드매니저를 내세우는 얼굴 마케팅은 이미 뮤추얼펀드에서 선보인 바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박현주 펀드가 대표적이다. 다른 뮤추얼펀드도 펀드매니저 이름을 따진 않았지만 이들을 내세워 투자자를 모집하는 사례가 많다. 중기청 이계형 벤처기업국장은 "개인투자자(엔젤)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수단으로 "얼굴 마케팅"을 본격 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엔젤이 늘면서 벤처캐피털 업계에 얼굴 마케팅이 투자자 모집을 위한 주요기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