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장세읽기] '엔고 훈풍' 타고 1000 재도전

이번주 증시 관심사는 지수 1,000을 다시 돌파할 수 있을지의 여부다. 일단 지난주 증시 흐름을 보면 긍정적이다. 지수는 전형적인 "V"자를 그리고 있다. 사상최대 폭락세(지난 23일 71.70포인트)의 바통을 이어받은 주초에는 32.02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다시 반전해 사상최고의 상승이라는 기록을 남기며 지난 29일과 30일 장중한때 1,000을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 금요일에는 지수가 꺾이기는 했지만 거래대금에서 사상최고(6조8천3백억원)의 기록이 세워졌다. 물론 낙관적으로만 보기는 어려운 측면도 많다. 대우사태로 불거진 불안심리가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다. 현물에 이어 선물시장에서 매도공세를 펴고 있는 외국인의 동향도 심상치않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아시아증시 전체가 조정을 받고 있는 것도 걸림돌중 하나다. 그러나 호재도 있다. 이번주부터 12월 결산법인들의 반기실적이 가시화된다. 반도체 디지털TV등 확실한 테마주들의 강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일본의 경기회복과 엔화강세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결국 지난주 폭등락의 영향으로 주초반에는 혼조양상을 보이다가 주후반부터1,000돌파를 재시도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새로운 모멘텀이 형성되고 있다 =금융장세에서 실적장세로의 전환이 조심스레 거론되고 있다. 12월 결산법인들의 반기실적은 오는 16일 공개된다. 따라서 이번주부터 개별기업별로 실적발표가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기업은 당초 예상치를 웃돌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경제전체의 성장속도가 빨랐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우량주들의 신고가 경신행진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삼성전자 LG전자 삼성전기 현대자동차등은 지난주에 신고가기록을 바꿔치웠다. "외국인과 기관들이 선호하는 업종대표주들의 강세는 그만큼 상승 에너지가 충만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대우증권 이종우 위원). 일본 엔화의 강세도 또 다른 모멘텀을 제공하고 있다. 일본 엔화가치는 지난주말 달러당 1백14엔까지 올라갔다. 반도체 자동차 등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의 경쟁상대가 대부분 일본업체라는점에서 엔화강세는 수출경기를 부추기기에 충분하다. "엔화강세기조가 지속된다면 장단기적으로 한국증시는 큰 탄력을 받을 게 분명하다"(동원경제연구소 온기선 기업분석실장)는 얘기다. 수급상황도 호전되고 있다 =주식형수익증권에 들어오는 돈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 지난주 주식형 수익증권에는 1조7천억원이 새로 유입됐다. 대우사태로 증시의 불안이 고조됐던 27일에도 8천억원이 들어왔다. 증시로의 자금유입은 지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이달중 유상증자 물량은 1조9천억원선으로 추정된다. 6월의 7조8백억원, 7월의 3조3백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시장 내부에 힘이 쌓여간다는 뜻이다. 불안요소도 많다 =대우문제가 수면 아래로 일단 잠복했다. 그러나 파괴력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번주초부터 대우의 해외채권단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전망이다. 증권사나 투신권등 국내 금융회사와는 달리 정부의 "창구지도"가 먹히지 않는 집단이다. 해외채권단이 움직임에 따라 증시가 크게 출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문제다. 가뜩이나 외국인들이 매도규모를 늘려가고 있는 때여서 더 그렇다. 외국인들의 매도추세를 강화시킬 소지가 다분하다.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적호전주를 주목하라 =전문가들은 대우사태의 처리과정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일 것을 주문한다. "대우문제는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고 이번주초가 아주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대신경제연구소 남인호 팀장)으로 전망되고 있다. 불안요소가 내재하고 있는 만큼 대형우량주를 중심으로 투자전략을 짜는 게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성장 가능성보다는 실적 호전으로 기업가치가 증명된 기업들을 선택하라는 얘기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