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프라자호텔 초청으로 서울온 '기시 아사코씨'

[ 기시 아사코씨 약력 ] 23년 도쿄생 일본 여자영양대학 졸업 잡지 "영양과 요리" 편집장 (주)에디터스 대표이사 후지TV "요리의 철인" 심사위원 일본최초의 여성 주류 평론가 저서 베스트셀러 "진정 맛있습니다" "도쿄에서 맛있는 집" "맛 시리즈" 등----------------------------------------------------------------------- "주부가 요리에 관심을 갖고 정성이 담긴 음식을 먹이면 아이들은 삐뚤어지지 않습니다. 청소년범죄 비만 등 각종 사회병은 어른이든 아이든 음식과 직접 관련이 있습니다" 래디슨 프라자호텔 초청으로 서울에 온 요리비평전문가 기시 아사코(76)씨는 현대사회의 각종 질병은 가정요리를 소홀히 한데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일본의 유명한 후지TV 요리프로 심사위원인 그는 프라자호텔에 묵고 있는 일본 관광객들이 알아보고 인사할 정도로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는 요리비평의 권위자. 프라자호텔내 식당요리를 평가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 "일본은 전후부터 70년대까지 배고프던 시대와 또 80년대 새롭고 남이 안먹어 본 음식을 찾는 제1.2차 식도락시대를 거쳤습니다. 이젠 고급요리를 직접 만들어 먹는 제3차 식도락붐이 일고 있지요. 그러나 대다수 일본인들은 이틀에 한끼를 외식할 정도로 "레디 메이드 음식"에 길들여져 있습니다" 한국이 일본의 이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선 음식에 대한 주부의 정성이 긴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 수퍼마켓에서 주부들을 만날 때마다 "식탁의 붕괴는 가족의 붕괴라고 강조한다"는 그는 주부들이 손수 음식을 만들지 않으면 남편도 애들도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요리전문기자로 40여년동안 전세계를 돌며 각국의 고유음식을 섭렵했다. 요리비평을 위해 시식한 음식만도 10만그릇이 넘는다고 한다. "음식의 맛은 재료와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성의 감각 등 세가지 요소에 의해 좌우됩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세가지 요소의 밸런스를 맞추는 게 맛의 비결입니다" 그는 "일본속담에 "겐키데 시니타이"(맛있는 음식을 먹고 건강하게 죽고싶다는 뜻)라는 말이 있다"고 소개한 뒤 "균형을 갖춘 음식을 맛있게 먹는 게장수로 직결된다"고 강조한다. 그는 방한기간중 냉면 설렁탕을 비롯 한국의 전통음식을 음미했다. "한국음식은 짜고 자극적이다"라는 기존 인식과 달리 의외로 달면서 점잖은 맛을 느꼈다고 평한다. "김치 불고기는 물론이고 냉면 설렁탕도 수퍼마켓에서 쉽게 살 수 있을 정도로 한국음식은 일본인들의 식탁에 자주 오르고 있습니다. 고추 마늘을 먹는 사람도 늘고 있을 정도로 한국음식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일본김치는 한국김치와 비교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일본김치는 즉석에서 양념을 섞어 만들기 때문에 발효해 만든 한국김치에서처럼 은은한 맛을 느낄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음식은 그 나라의 문화입니다. 많은 선조들의 유산이 음식에 담겨있는 만큼전통음식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게 중요합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