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룽지 '실각설' .. 대미외교 저자세로 장쩌민과도 불화

중국의 하계 휴양지 베이다이허에서 최고 지도부회의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주룽지 총리의 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주 총리 실각설은 그가 세계무역기구(WTO)가입 문제와 관련, 대미 저자세 외교 등으로 보수파들의 불만을 사온 데다 최근 장쩌민 주석과도 불화를 겪고 있다는 소문이 이어지면서 나왔다. 홍콩경제일보는 4일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금융부처 핵심 관리들에 대한 인사개편이 단행될 예정이며 여기엔 다이샹룽 인민은행장이 장주석 심복인 저우샤오촨 중국건설은행장으로 교체되는 것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경제일보는 이번 금융부처 인사개편안은 주 총리의 장래와 관련된 것이라며 최근 비리혐의로 퇴진한 홍콩의 주샤오화 광다집단 회장도 주 총리 계열인 점을 주목한다고 전했다. 주 총리는 지난 4월 미국에서 열린 대미 WTO 협상에서 지나친 양보를 했다고보수파들로부터 비난을 받아왔다. 또한 장 주석이 국유기업 문제를 우방궈 공업부장에 넘기는 등 경제문제까지직접 챙기면서 두 사람의 갈등이 심화됐다는 소문이 증폭돼왔다. 그러나 홍콩의 중국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주 총리가 이번 여름이나 적어도 올해 안에 실각될 가능성은 낮으며 대신 이전보다 권한이 약화되는 선에서 주 총리 문제가 매듭지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오는 10월1일 국가창건 50주년 기념일과 12월20일의 마카오 주권 회복 등 대형 이벤트를 앞둔 시점에서 지도부 3두 마차 중의 하나인 주 총리를 경질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논리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6일자 ).